거버넌스포럼 "미래에셋증권 밸류업 'C등급'…책임경영 필요"
“박현주 회장 등기이사 맡아야…글로벌 비즈니스 리스크 우려"
미래에셋 측 "전문경영인 체제로 독립경영 강화…책임경영 중"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계획에 C등급을 부여했다고 5일 밝혔다.
거버넌스포럼은 먼저 창업자이자 그룹 내 글로벌 전략가(GSO)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림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31% 가진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에 84%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등기이사도 아니다.
거버넌스 포럼은 "미래에셋증권 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은 '미등기, 비상근 글로벌 비즈니스 자문' 업무를 수행한다지만,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그가 실질적 경영 활동, 주요 의사 결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는 의무와 책임이 있듯이 경영자가 권한을 행사하면 책임이 수반된다"며 "박 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가 아니라 부동산 과다 투자 등 잘못된 리스크 관리 및 의사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박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해서 책임경영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밸류업의 핵심인 자본배치 원칙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거버넌스 포럼은 "회사는 1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과도한 자기자본이 문제라고 인정하지만 이번 계획은 지배주주가 아닌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국민연금 지분 5% 포함 유통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37%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회사 계획대로 2030년까지 1억 주 또는 발행주식 수 13%를 소각한다면 유통 물량만 축소돼 컨트롤을 의식한 지배주주 중심의 계획으로 보인다"며 "밸류업에 진정성이 있다면 자기주식 25% 즉시 전량을 소각하고 네이버 보유 8% 지분 회사가 매수해 이른 시일 내에 소각하길 권한다"고 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 키운다면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리스크 관리 능력 및 의사 결정 과정 투명성에 대한 마켓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거버넌스 포럼은 "일본 사례를 보면 노무라증권이 다이와증권보다 훨씬 뛰어난 금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PBR이 0.7배, 1.0배로 낮았다"며 "리먼 브라더스 아시아 및 유럽 비즈니스를 인수한 노무라증권의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반영된 결과"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실무 경험이 있는 이사회 구성을 요구했다. 거버넌스 포럼은 "회사 고위 경영진 뿐 아니라 사외이사 모두 국제금융 실무 경험이 없다"며 "회사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미래 승부처로 인식하는데 막상 이사회는 월가 등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중심으로 채워져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독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외이사는 전문성과 독립성 및 산업경험 및 경력을 기준으로 주주총회 이사선임 의결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투자전문회사의 경영과 경영진 감독에 필요한 글로벌경영, 전략, 경제, 법률, 재무, 회계, IT/디지털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자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해외사업으로 수익 다각화를 진행, 2년 연속 세전순이익 2000억 원을 돌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각을 중심으로 실질유통주식수를 줄이는 것이 주주환원의 1차 목표로 판단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국내외 ESG 평가사로부터 업계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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