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공포 진정되자…3배 레버리지 몰빵한 서학개미[서학망원경]

서학개미, SOXL 4000억 원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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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하고 있다. 최근 폭락장 이후 안정적인 장세로 접어들자 단기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티커명 SOXL)인 것으로 나타났다.

SOXL은 'ICE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따르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3억 1339만 4636달러(약 4000억 원)가 유입됐다. ICE 반도체 지수에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형 반도체 종목 30개가 편입됐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은 상품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ETF(티커명 TQQQ)로, 9528만 9744달러(약 1300억 원) 순매수했다. TQQQ는 나스닥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SOXL과 TQQQ는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엔 캐리 트레이드 등으로 이어진 폭락장세에서 두드러진 하락률을 기록한 ETF 상품이다. 변동성 장세가 잦아들자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3거래일(1일~5일) 동안 반도체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SOXL과 TQQQ는 각각 37.17%, 21.47%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지수)는 연일 급등하며 불안한 장세를 그대로 나타냈다. 지난 1일과 2일 각각 13.63%, 25.82% 올랐고 5일에는 장중 65선까지 치솟으면서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남아있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시장 심리가 약해져 있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지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시장 상승을 저해하고 있고 추가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쉽사리 위험자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추가적인 엔 캐리 청산,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 일부 잔존한 가운데 앞으로 발표되는 지표가 시장 우려를 불식 혹은 증폭시키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지난 9일까지 진행된 8월 첫 7거래일 동안 글로벌 주요 증시는 평균 7.3% 하락했지만 반등은 3.3%에 그쳐 평균 45%의 되돌림을 기록했다"며 "현재 중동을 중심으로 감도는 긴장감과 주요 지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의 상·하방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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