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KT&G에 서한…"CEO 보상 '테슬라식'으로 바꾸자"

"고정급여 1억에 시총증가 0.1% 추가…주주와 이익 일치"

서울 대치동 KT&G 본사. (뉴스1DB) 2015.10.2/뉴스1 ⓒ News1 이종덕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에 서한을 보내 최고경영자(CEO) 보상을 '테슬라 식'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FCP가 제안한 방식은 '스톡 그랜트'(회사가 임직원에게 자기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이다. 고정 급여는 1억 원이며 회사 성장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시가총액 대비 0.1%의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 성장은 매년 주가가 최소 20% 이상 상승하고, 연결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하는 경우로 정한다.

제안 프로그램에는 주가에 따라 변하는 사장의 인센티브는, 시총 증가 분의 0.1%로 산정했다. 방경만 사장 취임 시 주가는 9만 3700원으로, 주가가 두배가 되면 100억 원 상당이다.

현 사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3년 후에 지급하며, 취득한 주식은 그로부터 3년 간 처분이 금지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해당 보상 프로그램은 테슬라 방식으로, 이 회사는 앞서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고정급을 전혀 주지 않고 주가 및 실적에 연동된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방식의 보상안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FCP 관계자는 "동종 담배업 회사들 밸류에이션만 되어도 즉시 15만 원으로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2년부터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 일치'가 ESG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서한을 통해 주장했고, 지난 3월에도 연동된 성과 보상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KT&G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대표는 "현재KT&G의 CEO 보상 프로그램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사장 연봉이 올라가는, 세계에 유례없는 비정상적 시스템”이라며 "CEO가 향후 주가를 3배 올리겠다고 공언한 포스코와 달리 KT&G는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명성을 막고 경영진을 방패막이 노릇하라고 주주들이 이사로 선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CEO 보상 프로그램 안을 확정한 후 임시주총을 통해 주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KT&G는 FCP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T&G 측은 "KT&G는 이미 주식보상제도를 도입해 실행 중이며,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