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 노린다…하반기에도 '바이코리아' 계속되나
'킹달러'에도 외국인 순매수 2009년 이후 최대…반도체주 견인
'수출 강세' 반도체株, '밸류업' 기대감 금융株 주목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수세가 무섭다. 개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를 불신해 떠나는 동안 외국인들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고, 하반기에도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3조 292억 원어치 순매수 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7조 3798억 원어치, 기관은 12조 5104억 원어치를 팔았다.
구체적으로 지난 △1월(2조 9516억) △2월(8조 2412억 원) △3월(5조 1097억 원) △4월(2조 4107억 원) △5월(-9541억 원) △6월(5조 2690억 원)으로, 5월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연간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2009년(30조 원)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달러가 약세일 때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달러 강세 때 국내 주식을 판다. 그러나 올해 한국 반도체 등 주식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외국인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하락해 지금 구간에서는 매도보다 매수하는 것이 중장기 시각으로 보면 한국기업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특히 "시장 구조로 보면 한국 시장은 반도체라는 AI 성장과 함께하는 산업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6월 반도체 수출이 꺾이지 않았고 글로벌 경기는 순환적 회복의 초입인 만큼 외국인 중심의 수급 구조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로 1일 발표된 2024년 상반기 및 6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상반기(3505억달러)에 이은 역대 2위 실적이다.
이중 반도체 수출은 657억 달러로 역시 2022년 상반기에 이은 2위 실적이었다. 자동차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37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수출 강세인 반도체주와 자동차주, 그리고 '밸류업'이 진행 중인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7조 9971억 원), SK하이닉스(000660)(3조 8039억 원), 현대차(005380)(3조 4541억 원) 순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3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125.2로 당분간 '반도체 빅사이클'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선박 수출산업경기지수는 139.8, 자동차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117.3으로 조선, 자동차 업계 수출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교보증권(030610)연구원은 "수출 모멘텀에 힘입어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밸류업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상대성과가 우수한 보험, 은행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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