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슈퍼엔저'에 위협받는 원화…하반기도 고환율 이어지나

美금리정책·대선 불확실성에 달러 강세 유지…亞 통화는 약세
전문가 "하반기 韓 경제 상승 여력 없어…1300원대 중후반 유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9p(-0.29%) 내린 2,784.06, 코스닥 지수는 3.47p(-0.41%) 내린 838.65, 달러·원 환율은 2.90원 내린 1,385.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4.6.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380원 안팎을 기록하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금리 정책 전환의 불확실성과 역대급 초엔저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고환율'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9.1원 내린 13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1386.6원으로 출발했으나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화가 이어지면서 하락세가 가속했다.

한시적으로 달러화 약세로 돌아섰으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 6월 동안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17일부터 9거래일 연속 1380원대를 유지했으며 장중 1390원선을 상회해 140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030490)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이 연일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 영향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를 한 차례만 인하할 것을 시사하며 시장 기대감도 낮아졌다. 28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둔화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고 있으나 연준은 신중하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 정책 등으로 달러 강세를 유지해, 결국 달러·원 환율을 상승시킬 거란 전망도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1300원대 후반 고착화 또는 1400원대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 달러당 161엔 선까지 찍은 '슈퍼엔저 현상'도 '킹달러'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금리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환율 방어에도 실패하고 있다.

조기총선을 앞둔 프랑스 등 유럽의 정치불확실성도 환율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중후반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한동안 등락할 것"이라며 "6월 수출에서 유의미한 비미국 수요 회복를 확인되기 어려워 수출 성장 지속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도 "통화정책, 펀더멘털, 지정학적 상황 모두 아직까지는 달러가 크게 약해질 이유가 없다"며 "주요국 중 올해 말까지 미국보다 금리 인하 폭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거의 없고 비미국의 경기 반등 강도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또 "1390원대 후반에 갇힌 원/달러는 국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출 모멘텀이 둔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 한국 경제가 더 좋아질 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 하반기 1350~1400원 등락을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광혁 LS증권(078020)연구원은 원/달러 상하단 밴드를 1290~1410원으로 제시하며,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정부 개입 우려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 탄력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그 레벨을 1400원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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