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 도는 조각투자…'투자계약증권 1호' 대량 실권에 2·3호도 줄미달
아직은 낯선 조각투자…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 동반 청약 미달
"계좌 연동 청약 방식이 청약률 발목"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열매컴퍼니는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 타이틀을 얻었지만 정작 청약 과정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어 서울옥션블루와 투게더아트가 내놓은 2·3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도 청약이 미달되면서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열매컴퍼니의 투자계약증권은 실권주 1983주가 발생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작품 '호박'(Pumpkin)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진행했다. 처음으로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대감을 끌어모은 열매컴퍼니는 청약 개시 1시간 만에 12억3200만원을 모아 모집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최종적으론 6.5: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수의 청약 신청자가 납입을 포기하면서 1982주의 실권주가 나왔다. 최초로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수량은 1만1088주로, 전체의 5분의 1 수준의 실권주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열매컴퍼니는 잔여 증권 전부를 인수해야만 했다.
열매컴퍼니 측은 "실권주는 투자자 편의성에 대한 반대급부로 발생했고 예측가능한 수준이어서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상계좌로 대금을 받는 방식을 택해 증거금을 받지 않는 등 투자자 편의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란 설명이다.
열매컴퍼니에 이어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내놓은 서울옥션블루도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12일부터 7일간 앤디 워홀의 '달러사인'(Dollar Sign)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모집 증권 6300주 중 5385주에 대해서만 청약이 이뤄져 14.5% 미달이 발생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02년작)으로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투게더아트도 청약 미달을 피할 수 없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증권 수량 1만638주 중 잔여 증권 493주가 발생하면서 4.6% 미달을 기록했다.
서울옥션블루와 투게더아트는 까다로운 청약 신청 방식이 청약률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두 조각투자 업체의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위해선 각각 KB증권 계좌와 NH투자증권 계좌를 연동해야만 한다.
이승행 투게더아트 부대표는 "20일 내 복수 계좌 개설 제한 등 계좌 개설 단계에서 많은 허들이 존재했다"면서 "실명 계좌로 청약을 받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긴밀하게 협조해 더 편리한 서비스로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투자자가 어떤 관점으로 미술품 조각 투자를 생각하고 어떤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며 "투자자가 투자하고 싶은, 좀 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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