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들어 힘 빠진 엔터株, 반등할 수 있을까…일각선 "매수 기회"
'카카오 리스크' 에스엠, 한 달간 -23.22%…하이브·JYP도 10%대 하락
피크아웃 우려에 각사별 이슈 영향…급격한 가격 조정 '기회'란 시선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상반기 고공행진했던 엔터테인먼트 종목 주가가 최근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에 각 사별로 경영 상황이나 아티스트 이슈까지 겹치며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가격 조정을 받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에스엠(041510) 주가는 23.22% 떨어졌다. 하이브(352820)는 14.23%, JPY(035900)는 12.69% 내렸다. 와이지(122870)는 이달 신인 베이비몬스터의 데뷔를 앞두고도 1.16%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3분기 호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에스엠은 전년 대비 69.8% 증가한 505억원을, JYP는 59.3% 늘어난 4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 영업이익은 19.8% 증가한 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와이지는 212억원으로 36.5% 늘었다.
하지만 엔터주 주가는 최근 들어 하락세를 탔다. 지난 8월29일 14만7000원을 찍었던 에스엠 주가는 9만6900원까지 내렸다. 하이브는 25만5000원(9월1일)에서 21만1000원으로 떨어졌다. 와이지는 8만3100원(9월12일)에서 5만9800원으로, JYP는 12만1000원(8월17일)에서 9만9800원으로 떨어졌다.
케이팝 업황 피크아웃 우려에 각 기업마다 아티스트 등 이슈가 계속되며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린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엠은 카카오가 인수 당시 시세 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사법리스크에 휩싸였다. 여기에 지난 10일 발매된 에스파의 미니앨범 판매량이 저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에스파의 네 번째 미니앨범 '드라마'는 발매 첫날 약 53만장 팔렸는데, 지난 5월 전작(137만장)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하이브는 운영 중인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구독형 멤버십 수익이 지연되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했다. 여기에 넷마블이 넷마블이 하이브 주식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에 나선 여파도 있었다. YG는 블랙핑크 재계약 협상이 3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해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별다른 이슈가 없는 JYP도 업황 전망 하향에 주가가 떨어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달 초부터 엔터 종목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에스엠 목표 주가를 16만원으로 6% 하향했다. 현대차증권은 와이지 주가를 6만7000원으로 25% 내렸으며 삼성증권은 JYP도 목표주가를 14만6000원으로 11% 깎았다. 다올투자증권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5.8% 하향했다.
다만 주가가 내린 지금이 '매수 구간'이라는 평가도 있다. 국내 주요 엔터 기업의 음반 판매와 오프라인 공연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 조정을 거친 현재가 좋은 매수 기회일 수 있단 설명이다. 전날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하이브(3.18%), 와이지(1.70%), 에스엠(1.15%), JYP(1.32%) 등 4개 사 모두 주가가 올랐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해 "위버스의 독점에 가까운 1위 팬덤 플랫폼의 가치를 고려했을 때 현재의 주가는 넷마블 오버행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매력적인 매수구간"이라며 "BTS 공백기에도 내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저연차 IP의 성장과 강력한 신인 모멘텀, 공연 부문 중심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와이지에 대해서도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 100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첫번째 그룹으로 역대급으로 강력한 팬덤 낙수효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에스엠에 대해선 "올해 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된 SM 3.0을 통해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됐다. 더 이상 할인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JYP는 현지화 그룹에 가장 적극적으로 성장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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