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9월 주담대 6조원↑…8월보다 증가세는 둔화

가계대출 5.6조원 늘어…관리 가능 범위 초과
시중 및 지방은행, 줄줄이 금리인상 단행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시중은행 ATM 기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한 달 새 6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영끌 광풍이 일었던 지난 7~8월 대비로는 증가세가 꺾인 모습이지만,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및 자체 가계대출 정책 노력에도 금융당국의 월별 가계부채 관리 가능 수치를 넘은 것이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쉬운 금리 인상' 지적을 받은 은행권이 다시금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풍선 효과'를 받는 지방은행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 96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말(725조 3642억 원) 대비 5조 6029억 원 늘어난 액수다.

역대급 영끌 광풍이 일었던 지난 7월(7조 1660억 원), 8월(9조 6259억 원) 대비로는 증가세가 꺾인 모습으로, 지난 6월(5조 341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금감원은 월별 가계부채 증가액이 5조5000억원 이내에서 관리될 때 적정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5대 은행에서만 이미 이 범위를 넘었다.

세부적으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574조 5764억 원으로, 전달 568조 6616억 원 대비 5조 9148억 원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지난 7월(7조 5975억 원), 8월(8조 9115억 원)에 비해서 증가세가 소폭 줄어들었으며, 지난 6월(5조 8467억 원) 수준이다.

다만 9월 들어 2단계 스트레스 DSR이 본격 시행되고, 7~8월 22차례의 주담대 금리 인상 및 자체 가계대출 관리 정책이 시행됐음에도, 정책 강화 전 기신청 대출접수 건 소화에 따라 급격한 감소세는 보이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2단계 스트레스 DSR 및 자체 대출 강화 시행 전 몰린 수요를 소화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심리가 살아 있어, 당분간 은행의 금리 인상, 가계대출 관리 방안 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3조 4571억 원으로 전달 103조 4562억 원 대비 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이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축소하는 등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연말 총량 관리를 위해 추가 대출금리에 나섰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영향이기도 하다.

당장 신한은행은 오는 4일부터 주담대 고정형 상품에 적용되던 우대금리 0.1%포인트(p)를 삭제하기로 했다. 또 주담대 변동형 상품은 0.2%p, 전세대출은 상품에 따라 0.1~0.45%p, 주담대 생활안정자금 상품은 0.1~0.2%p씩 금리를 인상한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갈아타기 포함) 변동형 금리를 0.15~0.2%p, 고정형 금리를 0.2%p 인상했다.

이후 국민·하나·농협은행도 줄줄이 금리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4일부터 주담대를 비롯해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0.15~0.25%p 인상한다. 농협은행의 경우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주담대 대환 시 우대금리는 0.5%p, 신규 대출 우대금리는 0.3%p 축소하기로 했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만큼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비대면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전세대출은 0.20%p,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전세대출상품의 감면금리를 최대 0.50%p 축소하기로 했다.

시중은행과 금리가 역전된 지방은행도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더불어 수도권 대출 취급도 제한하는 등 풍선 효과 방지를 위해 전방위 조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BNK경남은행은 지난달 30일 'BNK모바일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35%p 인상했다. 지난 8월말 0.2%p 올린 데 이어 두 번째 인상이다. 특히 수도권 비대면 주담대를 한시적으로 취급 중단하기로 했다. 지방 부동산 실수요자를 감안한 취지다. 다만 영업점 창구를 통한 상품 가입은 중단하지 않았다.

iM뱅크는 지난달 13일 비대면 주담대 5년 주기형 상품(혼합)의 가산금리를 0.65%p 인상했다. 지난달 4일 주담대 금리를 0.5~0.6%p 인상한 데 이어 10일 채 되지 않은 두 번째 인상이다. iM뱅크의 경우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찾는 수요자의 주담대 문의도 폭증했는데, '일손 부족 현상'에 iM뱅크 수도권 소재 9개 지점은 다음 달 31일까지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말에는 BNK부산은행도 0.4%p 올렸다.

한편 이날 주요 5대 은행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63~6.03% 수준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