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상권분석 서비스' 핀테크사가 창업 말리는 이유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뱅샐 연내 출시 '토핑' 선보여…5대 금융도 'AI' 집중

2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서 참관객들이 다양한 부스 체험을 하고 있다. 핀테크와 인공지능, 금융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올해 6회차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29일까지 진행된다. 2024/8.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우리는 오히려 창업을 하지 말라고 권유합니다. 폐업률이 높은 상황에 합리적으로 창업하라는 거에요."(핀다)

지난 27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6년째 참가한 국내 최대 대출 플랫폼 '핀다'가 인공지능(AI)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소개하는 멘트다.

창업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오픈업은 약 1억 3000만 개 이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상권 특성을 분석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지난 2022년 7월 오픈업을 인수 후 핀테크 위크에서 선보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마련된 부스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오픈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가 직접 창업한다고 가정해 보니 △지역 △업종 △매장 크기 △매장의 층수 △매장이 속한 건물의 특성(중대형 상가, 집합 상가 등) 등을 입력하도록 했고,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예상 창업 비용이 나왔다. 월 임대료, 보증금 예상금액 등 상세 정보를 포함해서다.

해당 매장에 프랜차이즈를 창업할 시 들어가는 예상 비용도 함께 추천해 줬다. 물론 오픈업이 예상한 금액을 비교하면서다. 이외에도 상권 분석, 주거 및 유동 인구 파악 등도 제공하는데 연령별로 시간대별로 상세히 파악할 수 있어, 업종별로 전략을 세워볼 수 있기도 했다.

창업에 나서는 새내기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지만, 핀다는 오히려 창업을 만류한다. 실제 부스를 구경 온 참가자들에게도 "저희는 창업을 말립니다"라는 핀다 관계자의 멘트가 연이어 이어졌다.

배경에는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의 사연이 있다. 오픈업은 창업자이자 현 총괄인 황창희 총괄이 직접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 만든 서비스인데, 이런 실패 경험이 오픈업 서비스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정확한 데이터에 의거해 합리적인 창업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무분별한 창업을 지양하고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합리적인 창업을 하라는 것이다.

김문규 뱅크샐러드 CTO가 My AI와 토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뱅크샐러드 제공)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는 'My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토핑'을 처음 선보였다. 토핑은 마이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금융∙자산과 관련된 △스마트 브리핑 △금융 비서 △소비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유저의 질문에 초개인화된 대답을 제공해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 테스트 중으로 품질성 및 보안성을 강화해 연내 출시가 목표다.

My AI는 인터넷, 빅데이터, 뉴스 등 거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에 마이데이터를 더해 개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상황에 있어 개인의 금융·자산 정보를 결합해 초개인화된 대답을 제시한다.

이는 공급자 관점의 데이터 활용을 사용자 관점으로 전환한 데에 의의가 있다. 기존 데이터 서비스는 공급자가 제공한 정보 중에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찾는 형태였다면, My AI는 사용자의 시점과 상황에 맞게 먼저 필요한 질문을 제안하고 이를 예상해 답변을 제공한다.

추후 금융기능을 넘어 건강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김문규 뱅크샐러드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AI 기술이 출현하며 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관점이 제시돼야 하는 시점에 마이데이터를 기술적으로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뱅크샐러드가 국내 최초 나아가 세계 최초의 새로운 데이터 활용 담론인 'My AI'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1인 1AI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참가한 기업은 'AI'를 화두로 꼽았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농협) 일제히 AI를 기반으로 한 계열사의 서비스를 모두 소개했다.

KB증권의 'stock AI'와 국민은행의 'AI포트폴리오'가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의 'AI금융지킴이', 우리금융은 'AI뱅킹', 농협금융은 'AI 대고객 은행원'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AI가 알아서 투자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핀트의 경우 최근 3년간 AI '일임투자서비스' 수익률이 55%가 넘는 점을 강조해 주목할 만 했다.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속 소상공인 대상 선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얼리페이'도 눈에 띄었다. 얼리페이는 하나캐피탈과 손잡고 매출채권 정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현재 얼리페이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3사와 제휴 중인데, 길면 2주도 걸리는 정산을 하루 만에 받을 수 있다. 오늘 발생한 카드 매출액을 휴일 없이 다음날 오후 1시쯤 받을 수 있는 구조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