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특화은행' 내세운 제4 인뱅들…당국, 실현 가능성엔 "글쎄"
최대 실적 낸 인뱅들, 깡통 대출도 '껑충'…건전성 관리 '난항'
'신용평가모델' 자신있다는 제4 인뱅 후보들…실현 가능성은?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인가 기준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 새 수장에 오른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올해 하반기 제4 인뱅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못 박으면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새 인가 기준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4 인뱅 후보생들이 일제히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내세우고 있는데 기존 인뱅들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실현 가능성'이다. 소상공인 대출의 한계인 '연체율·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조달력이 제4 인뱅 인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최대 실적 낸 인뱅들, 깡통 대출도 '껑충'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인뱅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무수익여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수익여신은 3달 이상 연체가 발생해 이자를 받지 못하는 '깡통 대출'이다.
각 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무수익여신은 올해 2분기 기준 19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15억 원보다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1453억 원에서 2027억 원으로 39% 늘었다.
인뱅 업계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한 영향이라고 한다. 금융당국은 '포용 금융'이란 인뱅 출범 취지에 맞게 매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이를 맞추다 보니 건전성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인뱅 업계들은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담회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관련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면 건전성 지표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당초 금융당국이 인뱅에 기대한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용평가모델"이라고 말했다.
◇ '소상공인 특화은행' 내세운 제4 인뱅들
현재 출범을 대기 중인 제4 인뱅 후보자들도 일제히 중저신용자에 포함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제4 인뱅에 도전장을 낸 곳은 △KCD뱅크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까지 총 4곳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 관리 서비스를, 더존비즈온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한다. 현재 인뱅들이 저마다의 기술을 통해 독자적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했음에도 건전성 및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세미나에서 "기존 인뱅 3사도 신용평가모델 구축 등 소상공인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4 인뱅 인가에서는 실현 가능한 계획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확실한 '자본조달 능력'도 관건
확실한 '자본조달 능력'도 제4 인뱅 인가의 핵심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뱅들은 출범 초기 모두 예상치 못한 자본 확충이 있었으며, 일부는 제때 자본 확충을 못해 애로 사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 원이지만,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최소 수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제4 인뱅 컨소시엄은 자본력을 가진 금융사와 손을 잡는 추세다. KCD뱅크 컨소시엄엔 우리은행·우리카드가 참여했으며, 더존뱅크 컨소시엄엔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며, NH농협은행도 최근 제4 인뱅 컨소시엄 참여 방식을 두고 컨설팅 업체 자문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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