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정부, 고강도 자구노력 등 정상화…종합대응반 운영
[일문일답]"자구노력 있지만 충분한 시장 소통 등 효과적이라 판단해 워크아웃"
"태영건설 특수성 있어 PF 시장 부실 확산 없을것…과도한 불안심리 금물"
- 신병남 기자,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김정현 기자 = 태영건설(009410)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함에 따라 정부와 관계기관은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한 사업 정상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등이 원팀(One Team)이 되는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 운영해 시장 참여자와 지속 소통하고 상황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28일 정부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재부, 국토부, 금감원, 산은 등이 태영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분양계약자·협력업체 보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해 이 같은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이미 준비된 계획에 따라 당사자인 태영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유도하고,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설득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조치, 시장 안정 조치, 부동산PF 시장의 질서 있는 연착륙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워크아웃 신청이 건설 산업 전반의 문제가 아닌 태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높은 자체시행사업 비중 △높은 부채비율(258%) 및 PF보증(3조7000억원) 등 태영 특유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만 없다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 말 주요 건설사 자기자본 대비 PF보증 비중은 태영의 경우 374%에 달한다. 현대 122%, GS 61%, DL이앤씨 36%, 포스코이앤씨 36% 등과 대조된다. 태영그룹‧대주주는 그간 1조원 이상의 자구노력과 더불어 워크아웃을 위해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 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제출했다.
아울러 정부‧관계기관은 이날 논의내용이 신속‧체계적으로 이행되도록 지난 12월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통해 대응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계획이다. 종합대응반은 기재부, 금융위, 국토부, 금감원, 한은, 산은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구조조정반, 금융시장반, PF·건설업 대책반으로 꾸려진다.
다음은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과의 일문일답.
-태영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정부는 입장인지.
▶태영이 그간 1조원 정도의 자구 노력을 했지만 시장에서 계속 걱정이 많다보니 모든 정보를 제출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자구 노력을 통해서 채권단에게 금융 채무에 대해서 '나 시간을 좀 벌게 해줘라. 그러면 내가 자구 노력과 함께 합쳐서 잘 한번 정상화 해보겠다'는 것이고, 이것이 워크아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거래 채권은 갚아주는 것이다. 워크아웃이 아닌 기업회생으로 가면 상거래 채권도 같이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으로 가는 것이 사회적·경제적 파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수분양자와 협력업체, 여기다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도 한번 더 기회를 갖자는 것이다.
-태영에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제로 한다고 하는데, 태영과 대주주가 그간 1조원 이상의 자구노력을 해왔음에도 워크아웃 신청까지 왔다. 태영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을 정도로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금수요 부분이 충분한가.
▶워크아웃을 신청해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한 현재 이 시점에서 자금 규모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다만 더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산은에 제출했고, 여기에는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도 포함돼 있다.
그간 태영의 자구 노력을 정리해보자면 골프장 담보 대출, 태영건설의 주주인 TY홀딩스가 에코비트 매각 자금. 또 TY 홀딩스의 올해 1월 4000억원 지원. 3월에 태영건설·한투증권 2800억원 조성, 여기다 이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이 들어오면 오는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상거래 채권 등은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문제를 일으켰던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는 건 아닌지.
▶먼저 글로벌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 레고랜드 사태 때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 모드였으나 지금은 얼마 전 FOMC를 통해서도 읽히는 것 처럼 고금리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그때와는 다릴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레고랜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였다. 지금 태영의 경우는 정부가 다 알고 있는 리스크였다. 충분히 알고 있고 충분히 대비해 왔다.
-부실 기업 구조개선에 들어가 PF 사업장, 건설 업권에 대한 정부의 인위적인 작용, 소위 부작용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업자 보증 등도 지원된다고 하는데 세금이 특정 기업에 투입되는 등 문제는 없나.
▶정부는 일관되게 질서 정연하게 PF와 건설업을 연착륙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서 어디가 강조되느냐 측면인데 현재의 부실 건설사 등 연착륙이 지금 정부의 키워드다.
또한 이런 절차가 '부실의 이연'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다고 부실 회사를 한번에 정리하면 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 중간에서 정부가 조치를 하고 있다고 다시금 말씀드린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최근 HUG의 보증여력을 넓히기 위한 법이 통과됐다.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 정부 출자 규모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는데, HUG는 보증금의 70배를 보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수조원 규모로 협의되고 있다.
-워크아웃 어느정도 성공가능성 보는지. 이에 따른 전반적인 PF 시장 부실 전이 등 여파는 어떨 것으로 보이는지.
▶워크아웃은 충분한 자구 노력과 채권단의 협의와 협조와 시장의 신뢰, 건설업 전체를 연착륙 시키는 정부의 노력 등을 통해 유도할 예정이다. 더해서 지금 태영의 경우는 과거 레고랜드와 달리 시장의 불황, 건설사로의 전이 이런 부분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금융시스템을 갖췄으며 그만한 체력과 그런 수단과 의지도 있다.
여기다 85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대책이 있다. 60조원 잔여 재력이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늘릴 수 있다. 특히나 2금융권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PF 대출 133조원 정도에 연체율이 2%대다. 새마을금고까지 준비를 다 하고 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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