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코인베이스 주가 '테라 사태' 이후 18개월만에 최고치…국민연금 '잭팟'
바이낸스 '벌금 폭탄'으로 인해 코인베이스 '반사이익' 누려
'비트코인 ETF 신청' 자산운용사들도 정보 제공사로 코인베이스 선택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미국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라 사태로 가상자산 관련주들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는데 1년 반 만에 당시 가격을 회복한 셈이다.
'라이벌' 바이낸스가 최근 미국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5조5000억원 규모 '벌금 폭탄'을 맞으면서 코인베이스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가격 정보 등을 제공할 파트너사로 전부 코인베이스를 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COIN)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6% 오른 119.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5일 114.25달러로 장을 마감한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국민연금이 지난 3분기 코인베이스 주식을 매수한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매수 시기인 3분기 말 기준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70.5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연금의 현재 수익률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베이스의 주가 급등에는 지난주 바이낸스의 '벌금 폭탄'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DOJ) 성명에 따르면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금 세탁 등 혐의를 인정하고, 약 43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벌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또 자오창펑 CEO는 이에 대한 책임으로 사임했다.
바이낸스가 흔들리면서 경쟁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바이낸스 유죄 소식 이후 줄곧 상승했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이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코인베이스를 택한 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감시공유계약이란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거래 활동, 고객 신원 등에 관한 정보를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와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블랙록은 처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을 당시 SEC로부터 감시공유계약 관련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블랙록은 이 같은 피드백을 반영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두겠다고 내용을 수정한 뒤, 재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블랙록을 따라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두겠다는 내용을 신청서에 추가했다.
현재는 ETF를 신청한 19개 기업 중 13개 기업이 코인베이스를 파트너로 택한 상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오를수록 코인베이스 주가도 함께 상승한 배경이다.
단, 코인베이스에도 사법 리스크는 있다. 지난 6월 SEC는 19개 가상자산을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하고, 미등록 증권의 거래를 지원한 혐의로 코인베이스를 기소한 바 있다. 이후 코인베이스는 소송 기각을 요청했지만 SEC는 이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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