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배 큰 '美국채 토큰'…글로벌 '실물 토큰'이 뜬다[RWA 코인 열풍]①

토큰화된 미 국채, 올 초 1억달러서 11월 약 8억달러 규모로 성장
부동산부터 채권까지, 기존 유무형 자산 토큰화하는 'RWA' 열풍

편집자주 ...최근 체인링크(LINK), 폴리매쉬(POLYX) 등 '실물자산(Real World Asset, RWA)' 테마 코인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블록체인 업계에선 RWA가 다음 상승장을 이끌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국채 등 '현실 세계'의 기존 유무형 자산들을 블록체인 상에 올려 토큰화해 거래하려는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은 두 차례에 걸쳐 가상자산 시장의 'RWA 열풍'을 짚어본다.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RWA(Real World Asset)'.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 10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선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채권 투자 수요가 늘면서 채권에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에도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토큰화된 채권'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금융기업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츠가 일찌감치 미 국채를 '토큰화'하면서 늘어나는 투자 수요를 빨아들였다.

이에 따라 올해 '토큰화된 미 국채'에 투입된 자금은 눈에 띄게 불었다. 실물자산(RWA) 데이터 집계 사이트 RWA.XYZ에 따르면 '미 국채 토큰' 시장 규모는 올해 1월 1억달러 수준에서 11월 말 기준 7억8400달러(약 1조137억원)까지 성장했다. 단 11개월 만에 8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이 중 프랭클린 템플턴이 발행한 미 국채 토큰이 3억달러 이상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되는 건 단순 채권만이 아니다.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해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RWA(Real World Asset, 실물 자산)'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각 기업이 발행한 '미 국채 토큰' 규모. 올 1월 1억달러 수준에서 11월 말 기준 8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출처=rwa.xyz

◇부동산도 채권도 토큰으로…왜 자산을 '토큰화'할까

RWA란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은 물론 채권, 주식 등 기존 '현실 세계'의 유무형 자산들을 블록체인 상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을 말한다.

자산을 토큰화해 거래할 경우, 블록체인 상 거래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중개자가 없으므로 거래 비용이 절감되며 거래 속도도 빨라진다. 영업시간에만 가능했던 실물자산 거래를 365일 24시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소유권을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이전할 수 있다. 또 자산의 소유권을 토큰으로 분할해 갖는 '조각투자'도 가능하다. 비유동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특징들을 고려하면 지난 2월 국내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토큰증권'과도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토큰증권은 토큰화된 '증권'으로, 각국 자본시장 규제 아래서 거래된다. RWA는 증권뿐 아니라 기존 유무형 자산들을 모두 토큰화하므로 토큰증권에 비해선 넓은 개념이다.

토큰증권에 비해 보다 탈중앙화된 개념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상 금융 서비스를 뜻하는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영역에서 활발히 쓰이기 때문이다.

최근 디파이 시장에선 RWA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해주는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기존 실물자산을 디지털 세계의 금융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이어지는 추세다.

◇성장 가능성 크지만…'오라클 문제' 등 해결 과제도

이처럼 RWA가 실물자산을 디지털 세계에서 거래 및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으면서 RWA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 기업 21.co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 시장이 10년 뒤 10조달러(약 1경3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프랭클린 템플턴은 지난 4월 자사가 발행한 미 국채 토큰의 규모가 2억70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히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전통 금융 상품에 더 큰 투명성과 더 낮은 운영 비용을 제공함으로써 투자 산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국채 토큰처럼 블록체인 상에 구축된 자산은 다른 디지털자산 생태계와 상호 운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디지털자산 규제 환경과 '오라클 문제'가 그것이다.

RWA는 토큰증권보다 넓은 개념이지만, 일부 RWA는 각국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금융당국도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의 소유권을 토큰화할 경우 이를 토큰증권으로 간주해 관리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오랜 과제인 오라클 문제 또한 RWA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오라클 문제란 블록체인 밖 데이터를 블록체인 상으로 끌어올 때 발생하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를 말한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하지만, 이미 조작된 데이터가 블록체인 상에 올라갈 경우 정보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물자산을 토큰화할 때도 실물자산과 관련된 정보가 조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블록체인 상에 올라가야 한다.

이에 오라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오라클 솔루션'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오라클 솔루션 프로젝트인 체인링크의 토큰 'LINK'가 급등한 것도 RWA 열풍의 방증이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