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새 대표는 조영중 시티랩스 대표…변경신고 '세번째 도전'

변경신고 수리 지연에 시티랩스 구원투수로 등장
시티랩스, 향후 최대주주 수준까지 지분율 늘릴 듯

스트리미와 고팍스의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가 조영중 시티랩스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영중 신임 대표는 카이스트 MBA 과정과 국내 다수 정보기술(IT) 기업을 거쳐 2018년부터 시티랩스 대표이사직을 역임 중인 전문 경영인이다.

조 대표의 첫 과제는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가 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시티랩스 측 인사로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도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고팍스는 지난 3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전(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였던 레온 싱 풍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바이낸스 측 외국인 인사 2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에 따른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변경신고 심사가 길어지자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인이자 고팍스 부대표였던 이중훈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른 변경신고서는 지난 8월 9일 다시 제출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심사는 계속 지연됐다. 대주주이자 해외 기업인 바이낸스의 적격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다, 고팍스 외국인 임원들의 금융 관련 법 위반 여부도 검토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스닥 상장사인 시티랩스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시티랩스는 현재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지분을 8.5% 가량 취득했으나, 향후 최대주주 수준까지 지분율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 확대는 바이낸스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바이낸스도 변경신고 수리를 위해 대주주 자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 기업이자 상장사인 시티랩스 측 인사로 대표를 선임하는 데 동의했다.

고팍스 입장에서도 대표이사 선임이 시급했다. 이중훈 전 대표가 최근 코인원으로 이직한 만큼, 변경신고서 상 대표를 이중훈 전 대표로 남겨둘 수 없어 새 대표 선임이 시급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고팍스는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변경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신고 수리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주주가 된 시티랩스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문제 해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파이는 지난해 말 FTX 사태 여파로 고객에게 원리금 및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자금 수혈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자금 일부를 지급했지만, 아직 60% 상당의 미지급금이 남아 있다. 올해 초 스트리미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고파이 상환액은 총 566억원이었다.

조영중 신임 대표이사는 "주력사업 부문인 고팍스 수익성 체계를 살펴보고 경영 안정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집중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대외 여건도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 확대 등 중장기 수익 모델도 재정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