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앞둔 금융노조, 임금인상률 5.2%로 낮추고 최후 통첩

"임금인상요구율 5.2%로 수정 제안…주4.5일제는 시범실시"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열린 금융공공성 사수를 위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오는 16일 광화문 세종대로와 시청역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가 쟁의행위에 나설 경우 2016년 이후 6년 만의 총파업이다. 2022.9.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16일 총파업을 앞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당초 제시했던 임금인상률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2%로 1%p 가량 낮추고, 사용자 측에 마지막 교섭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금융공공성 사수를 위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금융노조는 앞서 조합원 93.4%의 찬성으로 법적 쟁의권을 얻고, 16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주된 파업 안건은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점포폐쇄 중단 △산업은행 부산이전 정책 저지 등이다.

노조는 이중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며, 최후통첩에 나섰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는 파업을 준비하는 한편 교섭을 통한 평화적 타결을 위해 지난 7일과 14일 대표단 교섭 재개를 요구했지만 사용자 측은 대표단 교섭 대신 1대1 대대표 교섭만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노조는 국민이 겪을 불편을 생각해 대대표 교섭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사용자에게 오늘 오전 전달했다"며 "교섭이 이뤄진다면 기존에 요구한 임금인상률 6.1%을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2%로, 정규직 임금 대비 80% 미만인 저임금직군의 경우 10.4%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삭감없는 주4.5일제 한정된 직원에 한해 향후 1년간 시범실시로 수정 제안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산업은행 부산이전이나 점포폐쇄 저지 안건에 대해선 정부 측에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요구안을 정부에 제안했지만 대답을 받지 못했다며,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점포폐쇄 이전 금감원이 해당지역 주민과 노동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하고, 은행들이 점포폐쇄를 위해 자체적으로 하는 사전영향평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점소재지가 서울로 명시돼있는 산은법 개정 전까지는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가 계획대로 16일 총파업에 나서면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노조 조합원들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연 뒤, 용산 대통령집무실까지 가두행진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노조에는 주요 시중은행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어 파업 당일 은행 영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파업 전날인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시작돼 혼잡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론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파업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대부분 과차장 이하인 만큼 점포 영업이 아예 중단되는 사례는 적겠지만 안심전환대출 상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양해를 구한다"며 "당일 파업 인원이 예상보다 늘지, 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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