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투자자 근심·불안 끝내야…금투세 폐지 결론 내려달라"
금융위원장 "밸류업 단기간 이뤄지는 정책 아니야…꾸준히 추진"
"일반 주주 보호 제고 개선 검토…상법 개정은 논의 필요"
- 신건웅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김근욱 기자 = "투자자들의 근심과 불안을, 불확실성을 끝낼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결론 내려달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금투세 폐지 방침을 천명한 후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투세는 국내외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합산 과세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도입된 뒤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호황이던 지난 2020년 도입 당시와 증시 상황이 달라졌다는 비판과 함께 유예·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지난 1월 2일 금투세 폐지를 선언해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금투세 시행으로 인한 투자자 이탈) 우려가 있다"며 "(금투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부분은 빨리 종결·종식돼야 하는데, 국회에서 빨리 결정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날 다시 금투세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자본시장 밸류업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일부 밸류업 정책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지적에 "주가로 보면 아직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진하다 보니 눈에 띄지 않지만 일부 밸류업 공시한 기업 중 시장의 평가가 굉장히 좋아진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며 "주주환원, 그러니까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수치가 올해 들어 굉장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은 단기간에 뭔가 이루어지는 정책은 아니다. 꾸준히 추진할 때 그 성과가 조금씩, 때로는 또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며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되 단정적으로 짧은 시간에 부정적 평가를 할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밸류업 로드맵으로는 "11월 초에는 밸류업 ETF가 출시될 예정이고, 회계 쪽 관련해 검토하고 있어 늦지 않게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계획대로 늦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금투세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주주환원 촉진세제인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부분에 대해 세제상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그 부분이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되느냐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아직 굉장히 논란이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또는 어떤 시기에 개선이 있을 거냐 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가 남아 있다"며 "정부가 법안을 낸 부분들은 법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설득하고, 아직 (정책) 안이 정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만들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일반 주주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밸류업을 위해 우리의 지배구조,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대부분 합병, 물적분할 등 재무적인 변화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이 상대적으로 배려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공정하지 못하다, 투명하지 못하다, 이런 비판을 받는 포인트"라며 "합병이나 물적분할과 관련해서 일반 주주를 더 보호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연내에 구체적 안을 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며 "상법 체계는 회사라는 법인격이 있고, 대부분의 의사 결정은 이사회에 위임되며 중요한 의사 결정은 주총에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가 위임받은 회사가 아니라 주주에게까지 충실의무를 부담하게 될 경우 과연 상법 체계상 맞느냐 하는 문제 제기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며 "이사들의 의사 결정을 투명하게 하라는 취지의 개정임에도 회사와 주주라고 병렬이 돼 있을 경우 (판단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떤 질문,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 심도 있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정부 안에서 논의가 조금 오래 걸리고 있지만,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유한책임회사에 대한 외부 감사 의무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유한회사까지 외부 감사를 지금 하게 돼 있는데 그걸 회피하기 위해서 유한책임회사 형태로 법인들이 만들어지고 한다는 문제의식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관련해서 법안을 준비 중인 거로 알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법안 만드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국회 논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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