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후 사그라들 줄 알았던 밈코인 열풍 지속…업비트서 상장 러시

이용자보호법 시행 맞춰 닥사 '가상자산 지원 모범사례 발표'
발행 주체 불명확한 밈코인, 예상 외로 업비트서 상장 러시

19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는 업비트가 거래 지원하는 가상자산들의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다중노출 촬영) 2024.9.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상장 빈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밈코인이 예상 외로 하반기 상장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 보호법 시행 이후 업비트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 중 절반가량이 밈코인에 해당한다.

3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7월19일 이후 이날까지 업비트 원화마켓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은 총 7종이다. 이 중 캣인어독스월드와 페페, 브렛 등 3개가 밈코인이다.

앞서 지난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가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아 '가상자산 거래지원 관련 모범사례'를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해당 모범사례가 적용될 국내 거래소 20곳에 한해서는 당분간 발행 주체나 쓰임새가 명확하지 않은 밈코인에 대한 상장을 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표된 모범사례 속 거래지원 심사 요건은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장치 유무 △기술 보안 △법규 준수 여부 등 총 4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밈코인은 인프라나 브리지 솔루션 등 여러 블록체인 섹터(Sector)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게다가 명확한 발행주체나 투자처, 이용자 보호 장치에 대한 내용도 투자자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해당 심사 요건을 바탕으로 올해 밈코인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이끌었을지라도 모범사례 시행 이후부터는 상장 빈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최근까지도 국내 거래소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업비트에서부터 밈코인에 대한 상장을 적극 시행하는 모습이다.

업비트 측은 우선 최근 거래소가 여러 밈코인을 상장한 배경에 대해 "거래지원과 관련해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업비트 관계자는 "닥사가 공개한 모범사례에 더해 내부 논의를 거쳐서 거래지원 정책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닥사의 모범사례 발표 이후 업비트가 자체적으로 구성한 상장 지원 정책 기준 안에 밈코인 3종 모두 충족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업비트의 밈코인 상장 배경과 관련해 "업비트가 최근 상장한 밈코인 모두 빗썸에서 상장돼 있던 밈코인"이라며 "업비트의 이번 밈코인 상장 전략은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김 리서처는 그러면서 이전과 다르게 밈코인이 올해를 기점으로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이전과 다르게 시장 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통상 밈코인은 토큰 출시와 함께 락업 물량이 없이 전량을 발행하는 특징을 갖는다"며 "(업비트는) 해당 부분으로부터 발행 주체의 신뢰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아가 "오히려 최근 디파이에서 (사용되는) 거버넌스 토큰이 의사 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일부 디파이에서는 수수료 청구 기능과 같은 것으로도 쓰이는 것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들은 증권으로 간주해 향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밈코인보다는 디파이에 사용되는 토큰들이 '증권'으로 취급받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점을 미뤄봤을 때 거래소 입장에서는 디파이 코인(거버넌스 토큰)이 규제 위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반대로) 이런 리스크가 적은 밈코인 상장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