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상황 점검 나선 은행권 "영향력 살핀다"
[트럼프 시대] 환율 인상, 금리인하 지연 예상
"변동성 사전 대비해 영향 크지 않다"는 분석도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단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도 선거 결과의 파급효과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다만 은행권은 이번 선거가 경영의 방향성 자체를 바꿀 만큼 영향력이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8일 은행권은 내부적으로 실무자 회의 등을 통해 미국 대선 결과와 향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을 넘어 세계 경제와 국내 금융 시장에도 단기적으로 충격을 줬다. 당장 지난 6일 달러·원 환율이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1400원대를 넘어섰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미국의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장기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 등이 예상돼 국내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의 산업정책 변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도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 A 씨는 "경영방침 전반이 바뀌고 이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선) 결과에 따라 산업 전망 등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면 보호무역 강화가 예상되니 대미(對美) 수출 등 특정 산업 분야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한 기업금융 부문에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B 씨는 "내부 연구소에서 관련해 긴급하게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 정책의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 씨는 "은행 여신 중에 미국과 관련된 산업 비중이 높은 곳에 대해 영향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은행권 관계자는 C 씨는 "시장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지만 미국 대선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달러·원 환율 인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이 예상되지만 시중은행들이 금리,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미리 자금조달을 안정화해 두었기 때문에 자금 관련 이슈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는 것이 한국 정부의 통화정책에는 어려움이 될 수 있지만, 고금리 유지로 은행권의 이자이익에는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됨에 정부도 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거시경제금융회의(F4)에서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F4 회의 이후 별도로 점검회의 등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potgu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