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동결에도 안도감은 일러…긴축 장기화 우려에 고금리 지속

연준, 15개월만 금리 인상 중단에도 연내 추가 인상 시사
6%대 주담대 연내 떨어지기 어려워…"소폭 오르내림 속 금리대 유지 "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회 연속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동결(5.00~5.25%)했다. 하지만 이번 동결 결정은 그간의 금리 인상 효과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의 금리 인하 노력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 안팎의 금리가 1년 이상 지속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규제 준수, 채권 차환을 위한 은행채 발행 확대에 시장금리가 소폭 상승하기도 해 고금리 상황이 끝날 것이라는 판단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었다.

그러나 금리인상을 쉬었다고 해서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사실상 예고했다.

일단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이어 연준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기존 1.75%p(미국 5.25%-한국 3.50%)로 유지됐다.

금통위는 다음 달 13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살핀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한미 간 금리 역전 우려는 조금 덜었지만, 다음 달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높인다면 상단 기준 5.50%로 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상단 금리 차는 2.0%p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수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과 인플레이션 완화 사이에서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번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한 수순이라며 대출금리도 향후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당분간은 금리인하 계획이 없는 만큼 현재 수준의 금리를 짧게는 연말까지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우선 은행들은 고금리 속 차주의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해달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연초부터 자체 금리 인하 조치를 적용하면서 금리를 연 7% 아래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채 등 채권시장 변동은 크고 작게 지속하고 있어 소폭의 오르내림은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대출금리가 오름세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11~6.11% 수준이다. 지난주까지 3% 후반을 유지하던 금리 하단이 약 0.20%p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전날 기준 평균 3.804%로 한 달 전보다 0.138%p 올라간 영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등 코로나 규제 완화 조치 종료를 앞둔 데다 대규모 채권 만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금리가 뛰는 분위기"라며 "이날 발표될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큰 폭의 대출금리 변동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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