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영화예술인상 영예…"내년 한국예술 부흥 위해 노력"(종합)
24일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개최
이순재·임권택 감독·조인성·김서형 수상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이정재가 영화예술인상의 영예를 안으며 내년에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당부했다.
24일 오후 6시 서울 강동구 스테이지28에서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이 개최된 가운데, 이정재가 영화예술인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이정재는 1993년 연기활동을 시작해 '젊은남자' '하녀' '관상' '암살' 등 영화와 TV드라마 '모래시계' 등 40여편의 작품을 비롯해 지난해 에미상남우주연상의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또 영화 '헌트'의 감독으로 활약했다.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정재는 "너무 떨려서 평상시에도 말도 잘 못하는데 더 꼬일까 봐 걱정이다, 긴장이 된다"라며 "항상 시상식을 오면 너무 감동적이고 훈훈하고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얻고 가는 시상식이라 올해도 잘 왔다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올해 제가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안성기 선배님께 직접 이 상을 받으니까 너무 감동적이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임권택 감독님 작품은 국가의 보물인데 너무 그 말씀을 제가 인정할 수가 없더라, 너무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순재 선생님도 너무 축하드린다, 선생님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30년 전에 저 신인일 때 MBC에서 지나가는 저를 붙잡으시고 '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해봐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를 어떻게 알아보시지, 새파란 까마득한 후배인데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생각했는데 30년 만에 이런 말씀을 드려서 감개가 무량하다"라며 "그때 응원이 오늘날까지 잊히지 않고 잘 살 수 있게 해주신 제 원동력이다, 감사하다"고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오늘 또 수상하신 김서형, 조인성씨도 너무 축하한다, 항상 같이 열심히 더 노력해서, 아까 유인촌 장관님이 내년에는 영화나 드라마가 더 줄지 않을까 걱정했다, 올해 참 많이 줄었고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올해는 아쉬운 한 해가 됐다"라며 "내년에는 예전의 황금기를 저희가 끌고 나가야 하는 동료로서 서형씨, 인성씨가 같이 열심히 해주십사 당부의 말을 드리고 싶다,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면서 한국 예술이 부흥하는 해가 되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순재는 올해 연극 '리어왕'에서 3시간20분의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바. 이에 연극예술인상을 받게 됐다.
그는 "'리어왕'을 왜 했냐면 젊었을 때 그 기회를 놓쳤다. '오셀로' '멕베스'는 저와 맞지 않아서 늘그막에 오면서 저와 맞는 작품을 해야 하는데 '리어왕'밖에 없더라"며 "그래서 한 번 죽는 걸 각오하면서 했는데 상황이 좋았고 재공연을 하자고 해서 했는데 제가 10개월 동안 네 작품을 하다 보니 10㎏가 빠졌다, '리어왕' 땐 침 맞아가면서 공연을 했는데 다행히 끝마쳐서 하늘에 고맙다.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사하고 그들과 같이한 공동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만다라' '씨받이' '서편제' 등 100여 작품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이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임 감독은 "전 상을 받으면서 늘 속으로 혀를 차곤 한다, 제가 제 작품을 봐도 정말 완벽하다는 영화를 한 편도 찍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늘 함량 미달의 영화를 지금까지 해왔다"라며 "그런데 함량 미달이라는 게 무슨 제가 게을러서도 아니고, 노력을 안 해서도 아니고, 이거를 채워서 괜찮은 영화라고 스스로도 그런 평가를 내릴 만한 영화를 끝내고 죽어도 죽자고 했는데, 끝내 안 되고 말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끝나가는 나이로 접어들고 있고 100%의 영화는 찍어낼 가망은 없고, 그래서 인생 참 무엇도 아니게 끝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는 끝나기를 기다리는 나이를 살고 있다"라며 "어쨌거나 제 그런 어설픈 영화들을 그래도 봐주시고 칭찬해 주시고 제 영화 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조인성은 굿피플예술인상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그는 12년째 서울아산병원 어린이 환자 돕기와 소아희귀질환 치료비 후원을 위한 활동, 아프리카 탄자니아 빈민지역 학교 건립 후원을 하는 등 국제 구호활동에도 귀감이 되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그는 "저는 민망한 마음이고 염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봉사와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거라 이런 상을 받아도 되나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라며 "운 좋게 연기를 하고 배우가 되어서 사랑을 받게 되면서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게 됐는데, 주변에 친한 어르신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돈에 취하기 쉽다, 돈에는 독이 있어서 독을 좀 빼는 게 어떻겠냐, 그러면 너에게도 복이 올 거다'라는 말씀에 그런 이기적인 마음에, 독을 빼기 위해서 기부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그 독이 잘 쓰이면 약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약이 병원과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약이 되어서 큰 상으로 돌아온 게 아닐까 싶다"라며 "이 상금은 독이 없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써도 되나 그런 욕망이 올라오긴 하는데, 이 상금도 필요한 분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렇게 선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김서형은 영화 '비닐하우스'로 독립영화예술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름다운 예술인상'은 신인상과 독립영화상 부문을 격년제로 시상해 왔는데 올해는 독립영화상 부문으로 진행됐다.
그는 "시나리오가 없을 때 작은 영화든, 큰 영화든, 바랄 게 없겠다 생각하면서 많이 버텨왔고 그건 지금도 변함 없다"라며 "'비닐하우스'를 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인물은 지금 현재와 과거와 미래에 저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그 작품을 이렇게 알아봐 주시고 우리가 현재도 더 들여다 보고 알아야 하는 우리의 미래 이야기라 생각한다, 누구의 이야기도 아니다"라며 "일단 '비닐하우스'를 알아봐 주시고 올 한해, 작년도 그렇고 심사해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13회가 된 아름다운 예술인상에 존경을 표한다, 앞으로 저는 그냥 현장에서 연기로 잘 보여드리겠다, 존경스럽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인 안성기도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다소 쉰 목소리이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안성기는 "안녕하세요, 먼저 저희 재단이 주최하는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 주최를 이름 그대로 아름답고 영예롭게 빛내주신 수상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라며 "다시 한번 수상자 다섯 분에게 축하를 드린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하며 "제 친구 안성기가 더 건강해져서 활발하게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돼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원(각 20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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