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럭비’ PD "점수 상관 없이 '한번 더', 울컥"(종합)
[N인터뷰] 넷플릭스 예능 '최강럭비' 장시원 PD 인터뷰
- 안은재 기자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최강럭비 : 죽거나 승리하거나' 장시원 PD가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럭비에 매료됐었다고 이야기했다.
장시원 PD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최강럭비'는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 OK 읏맨 럭비단, 국군체육부대 4개의 실업 럭비팀과 대학리그 최상위권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10개의 대학 럭비팀이 '럭비 불모지' 한국에서 최강 럭비팀을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스포츠 예능으로 지난 10일 처음 공개됐다.
장시원 PD는 최초 낚시 예능 '도시어부'를 시작으로, 군대를 다룬 '강철부대' 그리고 야구팬들을 결집시킨 '최강야구'까지 다수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쌓아왔다. 여기에 한국에 익숙하지 않은 럭비 예능을 최초로 론칭하면서 국내에서 또 다시 새로운 스포츠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음은 장시원 PD와의 일문일답.
-럭비는 국내에서 인기 종목이 어닌데 어떤 점에서 럭비에 흥미를 느꼈나.
▶일본 설원을 여행하며 중세 설원 전투가 떠올랐다. 눈 덮인 대지 위 피가 뿌려지며 싸우는 상상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런 극적인 이미지와 스포츠의 원초적 열정이 연결됐다. 당시 '최강야구'를 끝낸 직후였고, 새로운 도전을 구상하던 시기였다.-설원을 보고 럭비를 론칭하려는 생각은어떻게 생겼나.
</strong>▶스포츠는 점수를 얻는 팀이 이기는 거다. 어느 정도 벌어지면 경기 자체는 이길 수 없다. 그런데 그것과 상관없이 럭비에는 남자의 가오, '한 번 더 때려 박아'하는 정신이 있었다. 아무리 점수 차가 나도 쪽팔리게 들어가지는 말자고 생각한다. 고려대학교를 보면서 감동이 있었다. 점수 차에 상관없이 우리 팀을 얕잡아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더 때려 박으려고 하는데 그때 울컥하는 게 있었다. 왜 저러는가 이해되기도 했다. 처음에 가진 의문들이 한 경기 한 경기 볼수록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럭비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슈퍼 리그를 직접 보면서 럭비의 치열함에 매료됐다. 몸으로 부딪치고 피를 흘리면서도 경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경기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는 선수들의 태도는 충격적이었다. 경기를 통해 점수 이상의 '남자다움'과 '자존심' 이 깊이 느껴졌다.
-섭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대학팀은 학교 허락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까다로웠다. 또 실업팀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부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보험과 치료 보장을 철저히 준비했다. 럭비 특성상 부상이 빈번하다는 점을 선수들과 소속팀에 충분히 설명하며 설득했다.
-'도시어부'부터 '강철부대' '최강야구'까지 성공시켰는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모르는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즐겁다. 낚시를 해본 적도 없지만, 낚시인들의 열정을 보며 흥미를 느꼈다. 특수부대의 극한 훈련이나 야구인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특정 분야의 진심과 열정을 조명하는 작업은 항상 흥미롭고 도전적이다. 럭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했다.
-카메라 140대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구성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중요했나.
▶럭비 선진국인 일본의 촬영 방식을 참고했다. 스포츠는 순간 포착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동작 하나하나가 이루어지는 순간과 그에 따른 상대 팀의 감정을 담는 것은 핵심이었다. 모든 카메라가 담아낸 컷들이 하나같이 소중했다.
-정용검 아나운서를 캐스팅한 이유는.
▶정용검 아나운서는 진심으로 경기에 몰입한다. 이 몰입감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되어 함께 경기에 빠져들게 한다. 그의 목소리는 아마추어 같은 매력이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느끼게 한다.
-예능을 기획할 때 타깃을 설정하고 하는 편인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특정 성별이나 연령을 타깃으로 정하지 않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번 '최강럭비'도 해외를 타깃으로 한 예능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게 아니다. 무책임한 기획일 수 있는데 남녀노소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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