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김지민, 내 생애 최고의 선물…결혼해야죠" [코미디언을 만나다]②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윤효정 기자 = 매년 여름이 되면, 부산이 웃음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시아 대표 코미디 축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부산 전역을 유쾌하게 물들이는 것. 2024년에도 어김없이 '부코페'가 열렸고, 시민들의 호응 속에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로 열두번째 해를 맞이한 '부코페'는 이제 대표적인 코미디계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부코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코미디언과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쏟았지만, 특히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애정과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김준호는 '부코페'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첫 회부터 지금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어왔다. 그야말로 '부코페'의 산증인. 소소하게 시작했던 개그계 축제가 아시아 최초, 최대의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로 성장한 데에는 김준호의 공이 크다. 올해에도 김준호는 '부코페'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다.

김준호는 '본업'에도 열심이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과 '미운 우리 새끼', 채널S '니돈내산 독박투어3' 등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지칠 법도 하지만, 연인 김지민과 온전히 보내는 하루와 취미인 골프로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그 누구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김준호다.

물론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본인은 대중에게 유쾌한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지만, 직책과 나이로 인해 생기는 진지함과 무게감이 있기에 한때는 그 간극이 고민이었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본인에게 원하는 건 '재밌는 김준호'라는 사실을 깨닫고, '까불이 광대'로 남는 걸 택했다. 김준호는 앞으로도 '광대 쏘울'을 유지하며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안정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코미디언들을 넉넉하게 품는 '개버지'(개그 아버지)이자, 영원한 '까불이 광대'인 김준호를코미디언을 만나다】의 마흔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준호 편①에 이어>

-'독박투어'에서도 활약 중이지 않나. 코미디언 후배들과 함께하는데, 수년간 같이 하다 보니 끈끈함이 남다르다는 느낌이다.

▶이번 명절만 해도 서로 선물이 왔다 갔다 했다. 그 정도면 가족 아닌가.(미소) 언젠가 코미디 영화 '행오버'를 보면서 이 멤버들을 떠올렸다. 우리가 '독박투어'에 가면 미친 듯이 재밌게 놀고 오는데 영화 속 배우들이 그렇더라. 그만큼 '독박투어'를 즐겁게 하고 있다. 멤버들끼리 너무 '텐션 업' 돼서 놀고 있으면 제작진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더 주라고 할 정도로 즐긴다.(웃음) 내가 어디 가면 그 분위기에 녹아드는 걸 잘하는데 이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 까불 수 있어 즐겁다.

-'독박투어'를 하면서 느낀 멤버들의 새로운 면도 있나. 변화한 사람도 있을 거고.

▶동민이가 똑똑한 줄 몰랐는데 '더지니어스' 우승했다고 해서 놀랐다. 그런데 '독박투어'를 하면서 보니 게임을 짤 때 머리를 잘 쓰더라. 본인이 안 걸릴 수 있게 게임을 짠다.(일동 웃음) 그런 부분이 대단하다. 또 '독박투어' 멤버들과 같이 세윤이가 하는 유튜브 채널 '유브이 방'에 출연했었는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잘 정립했더라. 사람이 바뀐 건 대희 형. '독박투어'를 하면서라기보다 결혼하고 딸들이 생기면서 형으로서 동생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형수님 덕분인 것 같다. 또 인규는 본인 사업을 하면서 인맥이 넓어져 '부코페'를 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워낙 '독박투어' 팀워크가 좋으니 함께 더 해보고 싶는 것도 많겠다.

▶'독박투어' 멤버들과 스핀오프로 ' SNL'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헤이 헤이 헤이', '테마 게임' 같은 느낌? 예전에 시도했던 것들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 동민이가 음식을 잘하니까 이 멤버들로 '장식당' 같은 걸 해봐도 좋고.(웃음)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그동안 '킴덤', '포메디언', '얼간김준호' 등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는데 흥하진 못했다.

▶'얼간김준호'를 살리려고 두 번이나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실패했다. 알고리즘에 잘 안 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새로운 채널을 만들까 고민 중이다. 정이랑과 할머니, 할아버지 캐릭터를 특화한 유튜브를 해볼까 한다. 올겨울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송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하는 일도 많지 않나. 일이 많아 에너지가 고갈되진 않는지.

▶방송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도 하고 '부코페' 일정도 있어서 바쁘긴 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가 그런 부분을 잘 조절한다. 예전에는 버라이어티를 3~4개까지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컨디션이 안 올라오더라. 이후에는 1~2개만 하는 걸로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민이와 연애하고 취미인 골프를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덕분에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

-김지민과 3년째 열애 중이다. 아무래도 핫한 코미디언 커플이다 보니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민이는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이젠 정말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주변 관심에 지쳐 결혼하는 건 싫다. 리프레시한 상태에서 결혼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없다. 프러포즈도 해야 하고, 상견례도 해야 하는데 아직 아무것도 안 했다. 일단 지민이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눠보려고 한다. 지금도 데이트는 열심히 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은 '지민 데이'로 정하고 스케줄 없이 지민이와 오롯이 보내려고 한다.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이자 '개버지' 김준호의 장기적인 목표도 있을까.

▶내가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할 때 꿈이 일본 영화감독이자 코미디언인 키타노 타케시처럼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하는 거였다. 그래서 코미디언도 꿈꾸게 된 거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키타노 타케시 같은 코미디언들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일본에 오키나와 영화제가 있는데, 코미디 영화제다. 여기에서 코미디언들에게 1000만원씩 주고 단편 영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해서 시나리오 작가도 나오고 감독도 배출됐더라. 그중에 잘된 이들도 있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다. 유튜브 채널만 봐도 워낙 잘하는 이들이 많지 않나. 향후 '부코페'에서 이런 것들을 진행해 보고 싶다.

-지난 1996년 SBS 공채로 데뷔했으니 올해 코미디언 29년 차다. 돌아보면 어떤가.

▶대박이다, 정말 몰랐다. 그동안 내게 남은 건 디스크와 고지혈증, 카드 영수증?(웃음) 그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한 것 같다. 22살 때 '개콘'에선 백 텀블링도 했었으니까. 배우, 가수도 꿈꿨지만 다 떨어지고 코미디언이 됐는데 30년 동안 여기 있을 줄이야. 계속 그 자리에 있다 보니 주류가 됐다. 운도 따랐고. 신기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천천히 우상향했으면 한다.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게 목표다. 그러면서도 신동엽, 유재석 선배님처럼 일을 즐기는 '광대 쏘울'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