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동감'처럼 확신에 찬 사랑 기다려…軍입대 계획은 유동적"(종합) [N인터뷰]

여진구/고고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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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여진구가 청춘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2000년 개봉한 김하늘, 유지태 주연 영화 '동감'의 리메이크 영화 '동감'(감독 서은영)에서 그는 1999년을 살아가는 95학번 대학생 용을 연기한다.

여진구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동감'(감독 서은영)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원작 '동감'의 팬이었다면서 "너무 좋아하는 영화여서 리메이크 작품을 함께 하게 돼 나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있었다"고 말했다.

리메이크된 2022년작 '동감'은 1999년의 용과 2022년의 무늬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배우 여진구가 1999년에 살고 있는 기계공학과 95학번 대학생 용을, 조이현이 2022년에 살고 있는 사회학과 21학번 대학생 무늬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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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동감'은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거의 따라가지만, 남녀 주인공의 시대적 배경을 바꿨다. 원작에서는 1979년에 사는 여대생 소은을 김하늘이, 2000년에 사는 남학생 인을 유지태가 연기했으나 리메이크 영화에서는 여진구가 과거의 인물을, 조이현이 현재의 인물을 연기했다. 여진구는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런 청춘 로맨스를 해보고 싶었다면서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20대 지나기 전에 청춘 로맨스 장르로 개인적인 필모그래피를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어제 시사회도 선배 배우들, 형들이 와주셔서 '진구야 이건 진짜 지금 20대 아니면 만나기 힘들었을 작품인데 시기도 그렇고 잘 만나서 네가 이런 모습을 남긴 것에 대해서 관객 반응과는 별개로 축하한다'고 하셔서 저는 저 자신으로도 행복해요."

'동감'은 여진구에게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다. 아직까지 영화 속 용이처럼 '운명적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여진구는 한 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모태솔로'라는 고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었다.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양심상 지금까지 (모태솔로라고)말씀드리기는 애매하기는 한 것 같아요.(웃음) 연기하면서 사랑, 청춘에 대해서 갈피가 안 잡히기도 했고 용이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저도 빨리 사랑이나 이런 감정을 제대로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극중)무늬의 말처럼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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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아직까지 진실한 사랑을 해보지는 못한 것 같다며 그런 사랑을 기다린다고도 말했다.

"제가 지나쳐 온 건지 못 봤던 건지, 아직 안 온 건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저도 비슷하게 연기를 해야하고 할 일이 바쁘다 보니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거운 감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그런 표현들이나 그런 것이 제가 아직 진실되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용이 같이 확신에 찬 '이 사람을 사랑한다' 하면서 직진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던 사람은 아직이에요. 기다리고 있어요. 어디 계실까요? 많이 기다리려고요.(웃음)"

1999년을 사는 용은 '하이루' '방가방가' 같은 말을 쓰기도 하고, 에버랜드가 된 자연농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베니건스'에서 밥을 먹고 '캔모아'에서 파르페를 먹는 데이트를 꿈꾸는 인물이다. 1997년생인 여진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라 여겨지지만, 의외로 여진구는 낯이 익고 기억이 되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방가방가'나 '하이루' 같은 말은 저도 어릴 때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 유행어에요. 어제 본 제 친구들은 다 처음 듣는다는 반응이었는데 재밌어했어요. 그런데 저는 왜 이게 낯이 익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어디서 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들어본 것 같아요. 방가방가, 하이루, 귀여워서 좋아하는 표현이었어요."

극중 용과 한솔(김혜윤 분)은 함께 오락실에서 데이트를 하며 '펌프'를 하기도 한다. 특히 한솔은 놀라운 '펌프' 실력을 자랑해 용을 당황하게 만든다. 여진구는 한솔을 연기한 김혜윤이 보여준 펌프 실력이 실제 실력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혜윤 누나의 실제 실력이에요. 코치님이 있는데 (펌프)세계 대회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국가대표 같은 분이 혜윤 누나의 코칭을 해주셨는데 그분이 인정해주실 정도로 잘했어요. 펌프를 이번 영화로 처음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땀이 많이 나더라, 생각보다 운동이 많이 됐어요."

여진구는 김혜윤이 실제로도 자신의 캐릭터 한솔처럼 씩씩하고 매력적이었다고 칭찬했다. 극 중에서는 용이 95학번, 한솔이 99학번이지만, 실제로는 김혜윤이 한 살 누나다.

"혜윤 누나가 실제로 한솔이처럼 성격 있고 활발하고 너무 밝고 성격이 좋아서 저도 너무 놀랐어요. (보기 전엔)무섭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도 이런 시선을 가지면 안 되는데 너무나 밝게 인사해주셔서 웃으면서 촬영을 재밌게 해서 행복했어요.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또래 배우들이랑 99년도에 있는 대학교 대학생처럼 연기를 하면서 몰입도 훨씬 더 잘 됐어요."

여진구/고고스튜디오 제공

여진구는 이 영화를 통해 90년대 대학생이었던, 95학번 용이와 비릇한 또래의 '형'들이 자신을 보고 "이 자식, 나도 그랬어" 하며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형님들"에게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자신이 생각하는 이번 영화의 목표라고.

'동감' 원작의 주연 배우 유지태는 지난 8일에 열린 VIP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진구는 "어제 시사회 때 유지태 선배님이 와주셨다"고 말하며 유지태 뿐 아니라 김하늘 등 원작 배우들이 영화를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유지태 선배님이 힘 주고 싶으시다고 응원해주시고 사진도 찍자고 하셨어요. 너무 멋있으셨죠. (유지태 선배가)너무 멋있으셔서 (나)인우 형 (배)인혁이 형들과 선배님과 사진 찍고 우리도 나중에 선배님처럼 멋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웃음)"

어린 시절 함께 아역 배우 생활을 했던 두 살 동생 김유정과는 종종 연락을 하며 응원을 주고받는 사이다. 최근 김유정은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의 주연배우로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20세기 소녀' 역시 '동감'처럼 1999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시대도 다양한데 정말 신기하다, 99년 배경 작품을 (김)유정이도 하게 돼서 신기하다는 말 밖에 못했어요. 저도 '20세기 소녀'를 너무 재밌게 봤고, 너무 잘하더라고요. 안 보면 큰 일 나요. 유정이한테 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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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그 누구보다 20대를 잘 보내고 싶다고 했다. 30대가 되기 전에 사랑도 해야하지만, 군대에도 가야한다. 그는 군입대 계획에 대해 "나는 워낙 건강하게 태어나서 (군대는)잘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일단 해야하는 작품이 있기도 하고 하다보니까 계속해서 준비를 열심히 하면서 계획을 짜보고는 있는데 유동적으로 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여진구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로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남기고 싶다는 소소한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강하고 센 역할을 많이 했던 그지만, '동감'처럼 자신과 같은 또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

"어릴 때 너무 그런(강한) 작품들만 해서 그런지 다채롭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동감'도 그래씾만 지금의 제 모습을 많이 담을 수 있는 작품들을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어요. 가끔씩 10대 때, 혹은 그보다 어렸을 때 했던 작품을 보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순간들이 담겨 있거든요. 저는 한 명의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 좋다,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할까, 연기하면서 제 연기를 할 수 있는 모습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편 '동감'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