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활 균형위' 간담회…"육휴 대체인력 부족, 노사 모두 부담"
"근로자는 동료들 눈치…기업은 생산성 저하 '이중고'"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정부가 연일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육아휴직자의 대체인력이 부족해 동료들의 눈치를 보고 기업은 생산성 저하 등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일·생활균형위원회'는 제1차 현장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 일하는 방식 개선과 일‧육아 양립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 아래 중소기업 담당자와 현장 근로자 등을 차례로 만나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중소기업 담당자들이 참여해 일‧육아 양립 제도 활용 시 중소기업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2부에서는 현장 근로자와 근로자 상담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해 '복귀 후 인사 불이익' 등 실제적인 다양한 고충을 토로했다.
중소기업 인사노무 담당자인 ㈜모코코 이정미 차장은 "대체인력 구인이 쉽지 않아 부서원들의 업무 증가로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경력 있는 고령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하나기술 이상윤 책임매니저는 "정부 지원사업 추진 시 '대체인력' 보다는 '전문인력 대체고용' 또는 '동일직무 고용인력'과 같은 쉬운 용어로의 변경이 필요하다"면서 "상황이 다른 기업 규모별로 제도의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범위 등을 조정하는 세밀한 정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대체인력 인재채움뱅크 ㈜제니엘 윤선희 차장은 "대체인력의 직무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 구직자 매칭이 쉽지 않고, '대체인력'이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구직자도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체인력 입사자가 만기 퇴사할 때 취업인센티브 지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엄선영 인하대병원 간호사는 "휴직 후 복직하면 근무형태가 달라지거나 근무지 등이 보장되지 못하여 복귀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복직 후 불이익이 없도록 인사평가 규정 등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항공보안요원인 이상훈씨는 "대체인력 부족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동료들에게 원망을 듣고, 심하면 복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커 육아휴직 급여의 상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김문정 센터장은 "근로기준법 제74조에 출산휴가를 이유로 한 해고나 그 밖에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여성노동자복지센터 오유진 센터장은 "퇴직금을 육아휴직 사용과 교환하는 불법적인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눈치 보지 않고 일‧육아 양립을 할 수 있도록 '자동육아 휴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육아 근로자가 주도적으로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사용자도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대체인력 활용의 애로해소'와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사노위는 현장 노사의 생생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근로시간 관련 대화가 일하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생활 균형 위원회'는 현재 장시간 근로 해소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 및 유연성, 건강권 보호, 일하는 방식 개선, 일·육아 양립 지원방안 등 논의를 진행 중이며 지속적으로 현장 의견을 청취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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