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미래 인류생존 위한 공간…'오션테크' 가치 더욱 중요하게 인식해야"
[오션테크2024 ⑥]분야별 전문가 좌담회
- 백승철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양수산 분야 글로벌 혁신기술의 흐름과 국내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오션테크 코리아 2024 전문가 좌담회'가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역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문가 좌담회는 김웅서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위원장으로 △박진모 ㈜아비커스 책임연구원 △심길보 부경대 교수 △이정석 ㈜앤이비 대표 △전형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AI분석지원실 실장 등이 참석해 분야별 혁신 기술과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김웅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학자들이 예측했듯이 앞으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식량, 에너지, 물 등을 해결하기 위한 곳은 결국 바다에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맞춰 오션테크(해양기술개발 등)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게 인식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근거자료가 부족해 미래를 그냥 예측했다면 지금은 빅데이터를 근거로 미래를 바라본다"며 "지금까지 바다를 개발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경제성 문제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양기술개발로 (문제점을)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 또는 연구는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분야로 독자개발은 힘들다"며 "기술개발자와 산업 제품 생산 분야, 활용하는 입장에서 네트워킹이 잘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 좌담회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션 모빌리티 전문가 박진모 ㈜아비커스 책임연구원은 자율운항선박 중 예인선의 개발동향에 대해 언급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자율운항이란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대체 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며 "예인선은 운용목적상 사람의 역할이 많은 선박으로, AI(인공지능)가 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원격제어부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운항선박을 비롯한 해양부문에서 신기술은 노르웨이를 필두로 한 유럽권이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예인선 부문에서는 네델란드의 다먼조선소가 사실상 (세계를)표준화 시키는 독보적인 업체"라고 설명했다.
또 "자율운항선박에서는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신이 큰 난관"이라며 "400㎞ 밖의 대형선박을 자율운항 예인선으로 작업할 경우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현재는)알아내기는 힘들다"고 자율화 단계에서의 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연구단계에서 상용화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통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스타링크와 같은 통신위성들이 상용화되면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예인선의 경우 선박의 크기에 비해 (선박 엔진)출력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물동량에 따라 비례해서 (예인선의)필요성이 증가된다"며 "(우리나라의 물동량이 늘어나는)현 상황에서는 예인선 시장은 커질밖에 없지만 승선하려는 선원들은 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율운항은 무인으로 운항하는 선박을 의미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어려워, 사고를 줄여줄 수 있는 기능 등과 같은 상용화가 가능한 부분부터 접근해야 된다"며 "결국 현재 선박에 탑재된 장비와의 연동성, 법적인 부분 등이 개발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자율운항선박 지침을 개발하고 있어 2030년부터 강제화가 될 것 같다"며 "무인선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대신 적당한 수준의 숙련자가 고난이도의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관련업체에서는 우선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부언했다.
그는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사례에서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예인선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운항 실증 프로젝트 또는 상용화 사례는 적다"며 "우리나라 자율운항 기술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예인선 시장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드테크 분야 전문가로 나선 심길보 부경대 교수는 202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수산물을 블루푸드로 명칭했다"며 "수산물이 블루푸드로 불리는 데는 식량 자원으로의 가치와 영양적인 가치 등 두 가지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량자원이 없어 기아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문제는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양식수산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과 영양성분이 높은 수산물을 섭취함으로써 좀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두 가지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루푸드로 불리면서 수산물의 가지가 올라갔지만,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새로운 생산 방식변화로 탄소 배출을 저감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과 탄소를 저감하는 해조류 생산을 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 등이 필요하다"면서 "가공분야에서는 스마트기술을, 유통과 소비 전반에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면 블루푸드산업이 된다"고 역설했다.
또 "생산단계에서 폐사율을 줄이고 건강한 개체를 생산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고품질 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는)윤리적인 소비 또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수산물의 가치를 새롭게 입히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생산을 높이기 위해 인력을 감축시키면서도 대량화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 기술이 현재 적용이 되고 있으며, 이제는 육상 생산시스템과 해조류로부터 생산하는 대체육과 세포로부터 배양육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방식들이 현재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빅테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수산물 추천과 같은 기술들이 발전 중"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전통수산업과 미래수산업의 중간단계이며, 기후와 생산 환경의 변화 등으로 기술적인 요소들은 굉장히 가속화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디지털 기술 전환은 과거부터 거론됐지만 지금은 조금 더 가속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개발되는 해양기술(오션테크)을 수산업에 입혀야 미래식품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디지털 수산업 전환으로 수산산업의 인프라와 기술력, 생산체계 등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수산기자재산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 자동화시스템은 국내 기술보다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거나 고가의 수입 기자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디지털 수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시스템이 구축이 되어야 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바이오 분야 토론자로 나선 이정석 ㈜앤이비 대표는 해조류의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오염, 저개발 국가의 인구증가 등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양을 활용해서 해결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며 "해양을 활용하는 방법 중 제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생물학적인 기술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에서) 최근 해조류가 굉장히 부상을 하고 있다"며 "해조류는 영양 성분이 뛰어난 식량이며 생산하는데 육상의 공간이나 자원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기술만 확보하면 에너지 전환 효율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해조류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재들을 대체할 수 있지만, 지금은 충분한 (자원원료로서 활용할 수 있는)물량확보가 어려워 기술이 있어도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자원으로서 활용될 수 있는 물량 확보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경우도 넓은 해양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연방해양대기청(NOAA)과 에너지부(DOE)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그 중 우리나라와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현재 해조류 생산 세계3위, 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나라와 협력하려는 이유로는 해양공간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나 굉장히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호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에너지 확보측면에서 해조류 양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도 30~40년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이러한 분야(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빨리 시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연안공간은 이미 어민들이 전복, 미역 양식등으로 거의 사용하고 있어, 그렇게(해조류를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한 대량생산) 하기 위해서는 수심 50m, 육지와의 거리 10㎞ 정도의 외해 양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제한된 환경에서 고부가가치 생물들을 다양하게 키울 수 있는 육상 양식도 생각해 볼 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으로 연평균 약 200톤의 해조류가 사용되지만 외해양식으로 대량생산에 성공하면 1억 톤까지 생산할 수 있다"며 "이렇게 생산된 해조류는 다른 자원과의 (경제성에서)경쟁성이 있어야 하며, 자원 활용 외 토양, 환경개선제 등으로 활용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해조류의 자원원료에 대한 투자와 함께 추가적으로 기능성을 갖는 고기능성 해조류의 기술 개발에 대한 부분도 다양하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양수산 인공지능(AI) 활용 분야에서는 전형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AI분석지원실 실장이 해외 사례와 정부, 연구소, 기업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전 실장은 먼저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도입하더라도 해양분야 전반에 대한 비용을 낮추는 건 어렵다"며 "대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 창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예를 들면 대형선박에서 비용의 70~80%는 유류비가 차지하고 있어 (자율운항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은 전체 비용에 미미한 수준"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치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양 쪽 인공지능은 활용한 사례로는 미국 연방해양대기청(NOAA)의 해양쓰레기 추적 등이 있으며, 수산쪽에서는 스마트 양식이 대표적"이라며 "AI를 활용해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선박의 동선을 추적해 검거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지금까지 AI는 전문기관 또는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다면 앞으로는 현업의 인식 문제를 AI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생성형 AI가 더 확대되면 많은 기업들이 높은 기술수준의 장비를 개발없이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주도하는 해양수산 인공지능 활용분야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업의 기술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연구소와 학계의 역할, 국가 차원의 통합적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전 실장은 "연구소와 학계는 기술개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국제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해외 연구 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과 연구소 간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통합적인 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내외 기술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적 투자와 기술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연구소와 대학에서의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결합된다면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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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 10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