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절반 이상 '여성임원' 비율 미준수…18%는 '0명'
공기업은 78.1%가 여성임원 20% 기준 미달…준정부기관은 60%
58%는 자체 수립 목표치도 못 지켜…여성 임원 93%가 비상임직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공공기관의 절반 이상이 지침에서 정한 여성 임원 비율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곳 중 1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 정기국회·국정감사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 보고서를 보면, 지난 2분기 기준 전체 공공기관(327개) 중 53.2%(174개)가 여성 임원 비율 20%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에서는 여성이 임원 직위에 선임되는 데 제도적, 사실적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임원을 임명하는 경우 여성 비율이 임원 정수의 20%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기업은 32곳 중 25곳(78.1%)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20% 미만이었다. 준정부기관은 55곳 중 33곳(60%)이 기준에 미달했다. 기타공공기관은 240곳 중 116곳(48.3%)이 여성 임원 20% 미만이었다.
전체 공공기관 중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는 곳은 59개로 18%에 달했다.
공기업 중에는 한국도로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석유공사 등 10곳에서 여성 임원이 0명이었다. 준정부기관은 국가철도공단, 예금보험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7곳에서 여성 임원이 없었다.
'공공기관 운영법'에서 규정한 '임원임명 목표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법률에서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임원임명 목표 수립·이행 의무를 규정하면서 연차별 목표를 수립하고 그 이행에 관한 연차별 보고서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성평등 임원임명 목표제 보고서를 보면 2023년도에 자체적으로 수립한 여성 임원 임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은 87개 중 51개(58.6%)로 절반을 넘었다. 여성 임원 임명 목표치 자체가 권고 기준인 20%에 미달하는 기관도 18개(20.2%)였다.
여성 임원이 기관장이나 상임이사, 상임감사 등 상임직을 맡고 있는 공공기관 수는 더 낮았다. 올해 327개 공공기관 중 기관장이 여성인 기관은 한국가스공사, 동북아역사재단 등 23개(7.0%)에 그쳤다.
전체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752명 중 기관장직을 포함한 상임직은 총 50명으로 6.6%에 불과했다. 93.1%는 비상임직이었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