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위 "지표금리 체계 'CD수익률→KOFR' 중심으로 전환"
한은-자본시장연 콘퍼런스…KOFR 거래 활성화 방안 발표
3단계 거쳐 CD금리 꼬리표 뗀다…"금융 편의 높아질 것"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과 금융 당국이 현재 금융거래 대다수의 기준인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대신 국내 무위험 지표금리인 KOFR(코파)로 지표금리 체계를 전환하는 데 속도를 붙이기로 했다.
한은과 자본시장연구원은 28일 '국내 무위험 지표금리 활성화를 위한 주요 과제 및 향후 추진 방향' 주제로 공동 콘퍼런스를 열고 지표금리 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KOFR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개회사에서 "주요국과 달리 무위험 지표금리로의 전환 속도가 매우 더뎌 시장 참가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간 민관 실무 그룹에서 구체화한 KOFR 활성화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LIBOR(리보) 산출이 중단되면서 지난 40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해 온 지표금리가 사라지고 포스트 LIBOR 시대가 열렸다"며 "우리나라도 새 지표금리인 KOFR가 파생 거래를 시작으로 다양한 금융거래의 준거 금리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KOFR 금리 확산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속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실천의 문제"라면서 "KOFR 확산을 위한 기술 기반 조성, 금융위·금감원·한은 주도의 기간별 KOFR 활용 목표치 제시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 CD금리 중요지표 해제 등 3단계를 거쳐 최대한 신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CD금리가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탓에 시장이 자발적으로 관행을 탈피할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CD금리가 금리 하락기 다른 시장금리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보이는 반면 시장 불안이 커지면 신용 위험이 부각되며 과도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에게도 불리하다고 꼬집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자금시장팀장은 "국내 지표금리로 KOFR가 자리 잡으면 금융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되고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과 통화정책 유효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대출금리 산정 때 금융시장 여건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KOFR를 적용해 금리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의 경우 출시한 KOFR 대출상품 간 가산금리를 직접 비교할 수 있어 은행 간 경쟁 촉진으로 이어진다.
KOFR 대출상품은 또한 코픽스(COFIX), 은행채 등 다른 연계 대출상품과의 비교를 통해 본인에게 유리한 금리를 가늠해 보기 쉬워 차주의 금리 선택권이 다양해진다.
통화정책 유효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황 팀장은 "KOFR는 기준금리와 밀접히 연관돼 움직여 금융상품 표준 준거 금리로 자리 잡을 경우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더 원활히 작동하면서 통화정책 유효성이 더 제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12년 은행들의 금리 조작·담합 사건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 지표 금리 역할을 해오던 LIBOR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2021년 금리 담합이 어려운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 RP 금리를 기초로 KOFR를 산출, 공표해 왔지만, 지표금리로 정착되지는 못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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