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규칙'이 예견한 美침체?…한은 "확률 낮고 수출 타격 작을 것"

한은 8월 경제전망 박스…"경기 단기 위축 가능성 낮아"
"침체 현실화해도 중간재 외 자동차·기계류가 수출 방어"

항구에 주차된 수출용 자동차들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은 작지만, 예상보다 더욱 둔화하는 경우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8월 경제 전망 보고서 박스에는 한은 조사국 소속 이현아·박동훈 과장 등의 이 같은 분석이 담겼다.

먼저 보고서는 최근 미 경기가 연착륙 아닌 침체 국면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논쟁과 관련해 "미 노동시장은 그간의 높은 긴장도가 완화하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경기가 단기간 내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해당 판단의 이유는 미국 내 해고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노동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과거 침체 진입 직전에는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으나 최근 미 경제는 양호한 성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12차례의 경기 침체 중 11차례를 정확히 포착한 '샴 규칙'이 지난 7월 발동된 데 대해서는 "샴 규칙을 개발한 당사자도 샴 규칙 발동만으로 침체를 예측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미 경제 성장 속도는 한은의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둔화하겠지만, 침체 없는 안정된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물론 미 경제가 즉각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미국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매우 높아 해고율 상승 등 노동 수요 위축이 본격화될 경우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즉각적인 경기 위축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내 고용 상황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미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강하는 경우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은 과거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미국 내수와 우리 대(對)미국 중간재 수출 간 상관관계가 이전보다 커졌다"며 "철강, 화공품, 석유제품 등의 하방 압력이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자동차‧기계류 수출은 우리 대미 수출에 나타나는 하방 압력을 완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이후 우리나라의 자동차, 기계류 수출은 미 내수 흐름 등 경기 요인만 아니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 증대 등 경기 외 요인이 상당 부분 기여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근 대미 수출 증가에는 비경기적 요인이 절반 이상 기여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미 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하지 않는다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