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오른다" 2년10개월來 최고…서울 아파트값 따라 '껑충'

8월 주택가격전망 CSI '집값 급등기'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격 뛴 영향…정부 대책 효과 지켜봐야"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2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부풀었다.

반면 앞으로 1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19일 공개한 '2024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8로 한 달 전에 비해 3포인트(p)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이같이 오른 것은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125)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준다. 100보다 높으면 주택가격이 지금으로부터 1년 후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한 가구 수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 증가와 아파트 가격 상승세 지속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8·8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온 데다 앞으로 대출 관련 규제 등도 예상돼 지수 향방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황 팀장은 "집값이 수도권 중심으로 오르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이 조사 기간에 나와 관련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데다 대출 관련 정책도 발표될 예정이라 그 부분이 앞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 기간이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인데 응답의 약 80%가 초반 사흘 안에 들어왔다"며 "향후 부동산 대책 발표가 소비자 사이에 회자하면서 차차 미칠 영향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심리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8로 전월 대비 2.8P 하락했다.

CCSI는 6개 주요 CSI로 산출하는 경제심리지표다. 지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황 팀장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주가 급락, 이커머스 대규모 미정산 등의 영향으로 CCSI가 내렸다"며 "하지만 이달 초 폭락 이후 글로벌 증시가 많이 회복돼 이런 부분이 다음 조사 때는 더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 2.9%로 전월과 변함없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3월(3.2%) 반등한 이후 4월(3.1%) 다시 내렸다가 5월(3.2%) 오르는 등 등락을 반복하다가 6월(3.0%) 전월 대비 0.2%P 하락하면서 3% 선에 다다랐다.

이후 7월에는 한 달 새 0.1%P 떨어져 비로소 2%대로 진입했으나 이번에 추가 하락까지 이루진 못한 셈이다.

황 팀장은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요인이 되었다면 석유류 가격이 계속 올랐던 요인이 이를 상쇄하면서 기대인플레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이어 "폭우, 폭염 등 기상 여건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조금 더 오를 것이라는 뉴스도 있었고 공공요금 역시 하반기 인상 요인이 남아 기대인플레가 더 내려가지 못하고 멈칫했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를 가장 많이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 품목은 △공공요금(53.6%) △농·축·수산물(49.8%) △석유류 제품(35.3%) 순이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집세(+1.8%P) △석유류 제품(+0.3%P) 응답 비중이 늘었고 △공공요금(-0.7%P) 비중은 줄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93으로 2P 내렸다. 이는 미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 시장금리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