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2027년으로 세 번째 유예…투자열기 살아날까
기재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담은 2024 세법개정안 발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상황 고려…해외 정보 교환 시기도 감안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가 2027년 1월로 한 차례 더 유예될 전망이다.
이달부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만큼, 이용자보호법 시행 성과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2022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는 2023년, 2025년 시행으로 두 차례나 유예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20% 세율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었다. 공제 금액은 250만원이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에 1000만원을 투자해 1500만원이 됐을 경우, 내는 세금은 50만원이다. 투자로 벌어들인 500만원에서 공제 금액 250만원을 뺀 후, 세율 20%를 곱한 금액이다.
이 같은 과세 방식에는 변함이 없으나 정부는 과세 시기를 2년 더 미루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에 이용자 보호 의무를 강제하고, 불공정거래를 규율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시행된 법률이다. 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시장 질서가 이전보다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본 뒤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과세 인프라 측면에서도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부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사업자'들이 준수해야 할 의무가 늘었다. 해킹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하고, 불공정거래를 걸러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과세를 위한 시스템까지 정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더해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 교환 시기도 감안했다. 가상자산 거래 관련 국제적 정보 교환이 오는 2027년 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 방식도 보완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양도에 따른 취득가액 산정 시 실제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최대 50%)을 취득가액으로 의제하는 방식이다.
취득가액 확인 곤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일정 비율이 얼마인지에 대한 것은 추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에 과세가 유예될 경우 최근 사그라든 국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다시 살아날지 주목하고 있다. 과세 시기가 미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제 한도를 금융투자소득세(5000만원)만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허남동 코빗 대외정책본부장은 "금투세와 걸음을 맞추어 가상자산 과세도 폐지 또는 유예를 검토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업계는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되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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