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기대' 32개월 만에 최고…주담대 금리 내리자 '쑥'
7월 기대인플레 0.1%p 내려 2.9%…28개월만에 2%대
주택가격전망 CSI 7p 급등…규제 연기-금리 하락 여파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물가 둔화와 함께 최근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에 기대를 거는 심리가 32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한 달 전보다 0.1%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3.2%)과 올해 1월(3.0%)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2월(3.0%) 전월과 같은 수준을 이어간 뒤 3월(3.2%)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후 4월(3.1%) 비로소 하락했지만, 5월(3.2%) 다시 오르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다 6월(3.0%) 한 달 새 0.2%p 내리면서 3% 선에 다다랐고, 이번에 2개월 연속 하락해 드디어 2%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 2%대 진입은 2022년 3월(2.9%) 이후 2년 4개월 만의 일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내려간 것"이라면서 "농산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위주로 체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기 때문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요금 같은 경우 7월부터 지역난방이 올라간다거나 8월부터 도시가스, 전기요금 등의 인상이 예정돼 있고 장마·폭우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어 변수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소비자물가만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안정도 중요하게 살핀다. 이번 지표 하락은 한은의 하반기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배경으로 평가된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2.7p 상승한 103.6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CCSI가 2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게 됐다.
CCSI는 6개 주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이용해 산출하는 경제 심리 지표다. 지난 20년 동안의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조사 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
황 팀장은 "CCSI가 100을 넘어 소비자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는 좋은 모습이지만 기준치를 불과 3.6p 웃돌아 아주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소비 관련 CSI가 오랜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데다 여행, 오락, 문화 등을 중심으로 소비를 더 늘리겠다는 응답자가 늘어나 향후 회복 조짐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95로, 예상을 밑돈 미국 내 물가와 고용 지표에 따른 미 정책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한 달 전보다 3p 하락했다.
물가 안정 기대가 종전보다 강해지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확산한 탓에 집값 상승 기대 심리는 부풀었다. 정부의 규제 확대가 연기된 여파도 있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대출 규제 확대 연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 달 새 7p 급등한 115를 기록했다.
이로써 주택가격전망 CSI는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황 팀장은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연기하면서 주담대가 늘고, 주택 매매 거래가 좀 더 증가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며 "최근 시장 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가 내린 데다 아파트 가격도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 전환한 부분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외 부동산 경기를 보면 아직 미분양이 많다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도 여전하기에 이 같은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보다 높아질수록 집값이 향후 1년 뒤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우세하다는 의미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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