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월 금리인하 예상 '반반'…전문가 "7월까진 동결" [금통위 폴]

美 9월 피벗 탄력에 한은 '8월 인하설' 다시 고개
2분기 내수 지표 명분될 듯…연내 1~2회 인하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오는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전문가 전원이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향후 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8월과 10월 예상이 절반씩 갈렸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해소되고 물가 안정세에 대한 확신도 조금 더 진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9명에게 설문한 결과 전원이 금통위가 이달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 동결한다고 내다봤다.

예상이 적중하면 지난해 2월부터 12회 연속 이어진 동결이다.

다만 인하 소수의견이 제시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약 절반(4명)을 차지했다.

지난 5월 금통위에 앞서 실시한 설문에서는 전문가 전원이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하반기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오는 8월과 10월을 4명씩 각각 지목했다.

나머지 1명은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시 8월을, 만장일치 동결 시 10월을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므로 8월 연준의 인하 신호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1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달 말 발표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내수 부진이 확인되면서 금리 인하 명분을 뒷받침할 것으로도 관측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내수 경기가 여전히 미약한 부분이 있다"며 "이에 이달 1~2명의 소수의견 출현 이후 8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피벗(전환) 시점이 더욱 명확해지고, 2분기 내수 경기 부진이 인하 명분을 더하는 데다, 국내 근원물가 상승률도 이미 지난달 2.2%로 안정 목표치에 가까워진 점이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키운다.

강 연구원은 "국내 물가의 경우 지난해 8월 급등했던 전례가 있어 오는 8월 물가 상승률에 역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6월 물가 지표까지 감안하면 8월에는 2% 일시 하회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번에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신호처럼 내놓고 8월에 본격 인하를 시작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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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 쪽에서는 한은이 신중한 스탠스를 고수하리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 경기 등은 양호하고 물가도 아직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높다"며 "가계부채 증가세, 부동산 가격 상승 등도 금리 인하 여지를 제약한다"고 진단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인하 소수의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인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경계해야 한다"며 "한은은 앞서나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보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라고 봤다.

연내 인하 폭에 대한 예상은 1회가 4명, 2회가 4명으로 팽팽했다.

나머지 1명은 이달 인하 소수의견 때 2회를, 만장일치 동결 땐 1회를 예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 확신이 필요한 한은 입장에서는 급하게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고 내수 부진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인하하는 것이라 8월 첫 인하 땐 연내 2회, 10월 첫 인하 땐 연내 1회로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물가 지표가 1~2개월 잘 나왔다고 바로 반영할 수 없는 성질이 있다"며 "게다가 물가 상승률이 2% 안정 목표를 달성해도 곧장 1%대로 떨어지고 계속 흘러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한은이 굳이 인하에 적극 나설 명분은 없다"고 지적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