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최저임금마저 차별? 최소한 통합 의지마저 버리는 것"

ILO 기념 인터뷰…"경총과의 노사 대화, 갈등국면 다른 방향으로 풀 기회"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제112차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공) 2024.6.10/뉴스1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최저임금 대상인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마저 차별하는 것은 경제적 차별을 넘어서 노동자의 자존감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제네바 ILO(국제노동기구) 본부에서 열린 112차 ILO총회에 노동계 대표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다음날 고용노동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가 하는 노동이 이사회에 기여도 하고, (노동의) 자부심도 있을 것"이라며 "최저임금마저 차별하게 되면 이 사회는 최소한의 통합 의지마저 버리는 것 아닌가. 그렇게 차별하고 갈라져서 사회가 제대로 갈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실질임금도 오른 만큼 최소한의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현실적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되지 않나"라면서 "최저임금이 어려운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인데, 제도나 법에 의해 적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도 해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과의 '노사 직접 대화'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3년 넘게 손 회장을 봤지만, 한 번도 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손 회장 측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경총에 대한 불신이 많았는데, 상대에게 '나를 너무 그렇게 보지 말라'라고 이야기 하려면 나부터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좀 편안하게 (노사 갈등) 국면을 다른 쪽에서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대화가 성사된 것)"이라며 "이렇게 대화하고 공동 사업 같은 것들을 연구한다면 만남의 횟수도 잦아질 테고 (난제를 풀)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한국 정부의 노조 회계공시 등 노동개혁이 '노동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법을 어긴 게 있나. 있다면 법적으로 처리하면 되지 법을 어기는 것 때문에 근본적인 노동시간을 늘려야 하나"라며 "법의 잣대를 다 달리 적용하니 (노동계도) '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어떤 조직도 자신들의 규칙은 다 지킨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그 법을 내세워 노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을 연계하면 되겠나"라면서 "지금 사회 전체가 많이 투명해지고 있다. 노동도 예외일 수는 없다. 조합 내부에서도 불투명하게 가는 것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제112차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공) 2024.6.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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