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내수 중심 성장…韓 수출 이득, 장기로는 손해일 수도"

한은 경제 전망 박스…"자본재 수출 수혜"
"美 대중 규제, 우리 반도체·자동차 수출 도울 것"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올해 내수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가 한국 수출에 이득을 안길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요 2개국(G2) 간 분열이 깊어지는 경우 우리 수출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4일 펴낸 5월 경제 전망 박스 '최근 G2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는 이런 내용의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는 "올 들어 미·중이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세계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두 국가의 양호한 성장세에는 정부의 재정 부양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분절화와 첨단 제조업 우위 경쟁이 고조되며 산업정책을 통한 투자 촉진도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을 통해 전략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산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수출 기업에 자금 지원과 함께 여러 보조금을 암묵적으로 줘 왔다.

보고서는 "미국은 1분기 자본재 수입과 설비투자가 증가했는데 이는 산업정책으로 늘어난 신규 공장에 생산설비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기존 노동집약 산업에서 탈피해 첨단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그 결과 1분기 제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확대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보고서는 "올해 G2 경제는 재정·산업정책 등에 힘입어 내수 중심의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노동 수요 우위 상황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재정 지원이 더해지면서 양호한 소비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정책 관련 설비투자와 데이터센터 투자도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교역 마찰 등으로 수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터라 정책 지원으로 민간소비 회복과 첨단산업 투자를 늘려가면서 성장 흐름이 점차 내수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G2 경제의 내수 중심 성장 흐름은 단기적 시계에서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 요인"이라며 "미·중 투자 확대는 우리나라의 자본재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는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상품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양국 간 분절화가 심화하고 각국에서 자국 내 생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수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은 국제종합팀 소속 최병재 차장과 미국유럽경제팀 소속 고민지 과장·백창인 조사역, 중국경제팀 소속 김지현·이상헌 조사역이 작성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