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원 극단선택 그 회사…"빡대가리들" 막말·성희롱이 일상이었다
고용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장 괴롭힘 다수 적발
연장근로수당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도 확인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례 외에도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각종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대거 드러났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 회사에 대한 근로감독을 벌여 216명의 연장근로 한도 위반과, 연장근로수당 임금체불(89명, 3000만원), 임신 근로자에 금지된 시간외 근로 등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2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해당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청원서를 받아 근로감독을 시작했다.
근로감독 과정에서 벌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상당수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며 회사 쪽 조처를 불신했다. 설문 응답자 751명 중 55.5%(417명)가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76%(571명)는 "사업장의 조치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고용부가 이번 근로감독에서 적발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의 구체적 사례를 봐도 다수의 중간관리자(조장, 직장 등)가 공개된 장소에서 "아 씨x, 못해 먹겠네", "아 개xx들 지들 일 아니라고 저 따위로 하네"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폭언을 일삼았다.
심지어 "너네는 빡대가리다",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 "새x", "병x" 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중간 관리자가 수시로 여직원들의 동의 없이 신체접촉을 하거나, 늦은 시간 업무를 마친 직원들에게 "새벽 별을 보러가자"하고 실제 경기도 양평으로 데려간 사례도 적발했다.
고용부는 다만 근로감독의 계기가 된 고인의 경우에는 "괴롭힘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동관계법 위반 건에 대해서는 시정지시와 함께 노사가 성실히 협의해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 장시간 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향후 이행상황은 재점검하기로 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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