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두달째 '경기회복 조짐' 진단…"상반기보다 확실히 나아"(종합)

기재부 12월 그린북…"반도체 수출·고용 개선 흐름"
"물가 상승세 둔화 속 중동정세 등 불확실성은 남아"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최근 우리경제와 관련해 두 달 연속 '경기회복 조짐'이 보인단 평가를 내렸다.

지난달 9개월 만에 기존 '경기 둔화'에서 처음 '회복'이란 단어를 사용한 정부가 이달에도 같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러한 내용의 '1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는 있다"면서도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및 고용 개선 흐름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우리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6~7월엔 '경기하방 위험 완화', 8~9월 '경기둔화 흐름 일부 완화', 10월 '경기둔화 흐름 점차 완화' 등 우리 경제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뜻을 더해 왔다.

기재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회복 조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기가 하강에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한 것인지에 대해 "국면 전환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은 통계청이 기준순환일 설정을 통해 한다"라면서도 "지표상으로는 최소한 성장률 측면에선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확실히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10월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를 보면,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건설 투자에서 모두 감소세가 나타났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0.9% 줄었다. 이로써 10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내구재(1.0%)와 준내구재(4.3%)가 증가했으나, 비내구재(-3.1%)가 감소하며 전월보다 0.8% 줄었다.

이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화 중심 소비가 늘면서 그때 워낙 많이 샀던 것들 때문에 재화 구매가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소비가 예상보단 부진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투자 부문에선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2.2% 줄었지만, 건설투자는 2.1% 증가했다.

11월 투자는 선박(39%), 이차전지(23%), 자동차(22%) 등이 늘어 전년 동월 대비 7.8%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11월 23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8% 늘었다.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보다 0.9포인트(p) 내린 97.2였다. CSI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전월과 같았으며, 전망 또한 69로 보합을 보였다.

현재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p 하락한 99.1이었다. 반면 미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 대비 0.3p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교 채용 게시판에서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대학생의 모습. 2023.1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7000명 늘었다. 다만 전월(34만6000명)에 비해 증가 폭은 감소했다.

고용률은 전년보다 0.4%p 오른 63.1%로, 실업률은 전년과 같은 2.3%였다.

같은 달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는 상승 폭이 3.8%에서 3.3%로 둔화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월에 비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0% 올라 전월보다 상승 폭이 0.2%p 내렸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 역시 3.3%로 전월보다 0.3%p 축소됐다.

11월 중 금융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국고채 금리 및 환율은 하락했고, 주가는 상승했다.

국채금리 상승, 중동 정세 불안 영향 등으로 주가는 하락하고 국고채 금리와 환율은 상승했다.

주택시장의 경우 10월 기준으로 매매가격은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전세가격은 상승 폭이 확대됐다.

기재부는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과 관련해 "IT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회복세 약화 우려가 교차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며 "수출 중심 경기회복세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