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마리나 개발·운영 전략…"이것이 마리나산업 성공방정식"

[오션테크2023 ③]글로벌 마리나 산업 선도…'모나코·스페인 포트 벨·골드코스트시티'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 적용…새로운 해양관광 기준 마련된 전환기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 12월20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에)ⓒ 뉴스1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세계 마리나산업은 레저 및 관광 수요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해양 신산업의 주요 사업에 포함돼 있으며 연안도시의 마리나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마리나항 및 계류 시설의 확충은 더디고 운영 중인 마리나의 경영관리 및 서비스는 세계적인 마리나항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리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첨단기술의 개발과 적용도 미흡하다.

현재 전국의 운영중인 마리나항은 어촌 마리나역을 포함해서 55개소이며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 따라 73개소가 계획 중이다. 2021년 등록된 레저선박 3만3335척 기준 수용능력은 10% 미만이다.

하지만 마리나의 효율적 운영관리를 위한 첨단기술의 적용 사례는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마리나협회에 따르면 국가 R&D 지원을 통해 개발된 마리나 입출항 앱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마리나항에서 실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 또 AI기반 선박 인식 기술을 보유한 업체도 스마트 마리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실제 마리나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은 미루고 있다.

AI 기반 마리나 모니터링 시스템(출처: NUVIS 누리집)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 적용…새로운 해양관광 기준 마련, 새로운 국면 맞아

마리나 시장의 산업 생태계(industry ecosystem)는 전후방산업으로 구성돼 있다. 즉 레저보트를 중심으로 보트 제조, 판매 및 중계업, 보트 엔진, 마리나 시설 운영 및 서비스, 장비 및 용품 판매, 보트를 활용한 관광 등 다양한 부분 간 가치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해양레저관광은 글로벌 해양경제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780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예측된다.(OECD, 2016) EU의 경우 해양레저관광은 1890억 유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해양경제의 1/3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해변 활동을 포함하는 연안관광(1300억 유로), 크루즈관광(380억 유로), 요트 및 마리나관광(150억 달러)으로 구성돼 있다.

프랑스, 호주, 미국 등은 해양경제에서 해양레저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 육박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해양레저관광은 해양경제의 17.1%로 그 비중이 상당히 높다.

마리나 시장에서 핵심 분야는 레저보트로 전 세계적으로 2930만 척 이상의 레저보트가 등록돼 있으며, 레저보트를 계류하기 위한 마리나는 2만4688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레저보트의 제조, 유통 및 연관 서비스산업을 포함하면 연간 1028억 유로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슈퍼요트 성장률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연평균 성장률 12.2%를 기록하고 전체 레저보트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마리나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다양한 국제기구들의 레저보트 및 기구, 시설 및 공간 그리고 활동에 대한 기준들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해양협회(ICOMIA)는 마리나산업의 10대 키워드로 전기 보트 개발, 전기 해양 추진, 시스템, 재생 에너지, 에너지저장, 원격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 자율주행 요트, 해수면 상승, 해양오염, 미세 플라스틱 등을 제시했다.

이는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한 마리나산업의 활성화,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마리나의 조성 및 관리 방안 마련, 친환경 마리나 구축과 관련 인증 취득, 마리나 및 배후 시설 기능 재편을 통한 친수문화공간 조성, 친수문화 및 교육의 확대가 마리나산업의 발전 요인이라 풀이된다.

이와 함께 MDA(Marinadockage, 2023)에 따르면 마리나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통합적 마리나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꼽고 있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85% 이상의 마리나가 첨단기술 적용을 통한 마리나 서비스 개선보다는 기존의 인적 자원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마리나산업 전반에서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해양환경 및 공해 문제 해결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마리나도 극소수다.

이에 따라 마리나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마리나 운영관리의 효율성, 수익성 및 서비스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마리나 시장의 도전과 기회 요인인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모나코 마리나(출처:bluetreemarketing 누리집)

◇글로벌 마리나 산업 선도…'모나코·스페인 포트 벨·골드코스트시티'

세계 마리나 산업에서 혁신경영으로 선도하는 기업은 △모나코 마리나 △스페인 포트 벨 마리나 △골드코스트시티 마리나 등 세 곳을 꼽을 수 있다.

모나코 마리나(Monaco Marina by YCM)는 지중해 요트 활동의 중심으로 '첨단 요트의 수도'(Capital of Advanced Yachting)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1953년 설립됐으며 14만2000㎡의 육상 공간과 연면적 1만3500㎡의 클럽하우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동계 시즌 지중해를 대표하는 슈퍼요트 마리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최상의 리셉션, 서비스 및 보안을 인증 받은 마리나로 등록돼 있다. 모든 마리나 이용 및 예약은 온라인화돼 있다.

모든 마리나 종사자들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최상의 보트 수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2018년부터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해 에너지관리인증(ISO 14001)을 획득해 친환경 마리나로 탄생했다.

마리나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중대형 요트에 대한 수리 및 유지관리 서비스에 특화되어 있으며 마리나 방문객을 위한 고급 주차 시스템, 제트보트와 소형 보트에 대한 상하가 서비스 운영, 해상 방문객을 위한 환영 및 리셉션장, 전기 충전소, 리사이클링 포인트, 선상 피트니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포트 벨 마리나(출처: 포트 벨 마리나 누리집)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포트 벨 마리나는 최대 150척의 요트를 계류할 수 있고 190미터 슈퍼요트를 접안 할 수 있다.

포트 벨 마리나는 고객에게 가장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 제공을 지향하고 있으며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람에 대한 헌신, 혁신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마리나의 사명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UN의 Agenda 2030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개발과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마리나 비즈니스 허브로서 포트 벨 마리나는 관련 종사자 및 전문가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 55개의 CCTV와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되어 24시간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마리나는 365일,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다중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배치돼 있으며 요트 서비스 에이전트와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포트 벨 마리나의 프리미엄 요트 서비스는 최대 190미터 요트의 안전, 보안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든 계류공간에 전기, 급수, 위험물 수거, 주유소 및 작업 플랫폼이 설치돼 있으며, 육상에는 24시간 드라이 스택, 전동카 서비스, 주차장, 보관 창고, 리사이클 시설, 컨테이너 시설, 요트 승무원 시설 그리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이 설치돼 있다.

특별히 비유럽 국적의 슈퍼요트의 수리 및 유지관리 서비스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TPA 허가를 받은 마리나이다. 이와 함께 2024년 아메리카스컵 대회 유치로 12억 유로이상의 경제 파급효과와 국제적 이미지 제고의 간접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골드코스트시티 마리나(출처: 골드코스트 누리집)

호주의 골드코스트시티 마리나(GCCM) 2007년 민간 부분이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마리나의 규모는 슈퍼요트 28척, 10~50미터 이상의 요트 160억을 계류할 수 있는 해상 공간, 9미터 보트 250척의 건식 보관시설을 갖추고 있다.

슈퍼요트 수리 전문 마리나로서 원스탑 계류, 수리 및 서비스 제공 체계를 갖추고 지난 20년간 5만 척 이상 마리나선박에 대한 마리나 서비스 제공했다. 아시아 태평양 연안에서 최고의 요트 수리 마리나로 명성이 있다.

특히 주변 250헥타르 마리나산업 단지 내에는 90개 이상의 마리나 비즈니스 기업, 800개 이상의 해양산업업체가 위치해 있어 마리나 개발 프로젝트, 마리나선박 수리 및 유지관리, 마리나선박 제조 등의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 남반부에서 마리나 시설, 환경 및 안전 부문에서 가장 많은 인증을 받은 마리나로 유명하다. 여기에 친환경 마리나 인증인 국제클린마리나(Level 3)를 획득했다. 2023년부터는 마리나 운영관리 전문업체와 아웃소싱을 통해 장기 관리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마리나산업의 주요 키워드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리나선박의 배출수 처리 및 리사이클, 우수 수집 및 재사용, 쓰레기 리사이클,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마리나, 해상 쓰레기 수거 장치 Sea Bin 설치, 1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협약 준수 등 다양한 마리나 환경 보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고 Clean Marina Award를 획득하였다.

현재 골드코스트 마리나는 1억 달러 이상 투입되는 2단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뉴스1

◇"보안·안전관리·편의와 사용자 경험 극대화로 마리나산업 도약 이끌어야"

정부의 해양신산업에 포함된 마리나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산업수명주기(industry life cycle) 5단계로 볼 때, 태동기에서 산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성장기 진입단계 수준에 있다.

마리나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마리나 기술의 로드맵은 이미 2012년부터 중소조선연구원이 스마트 마리나 연구를 추진하면서 개념도와 R&D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 마리나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시장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진척은 없었다.

조우정 한국해양대 교수는 "국가의 마리나항만 기본 계획에 따라 설치되는 공공 마리나 중심의 산업생태계에서 마리나항만의 효율적 관리, 마리나 간 네트워크 및 친환경 마리나 구축을 위한 첨단기술 적용과 스마트 마리나 개념 적용은 우리나라 마리나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마리나선박을 수용하기 위한 마리나항 및 계류시설을 계획대로 설치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1차 및 2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 따른 마리나 개발은 민간부분의 투자 유치 실패로 사업 추진이 보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민간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행정지원, 개발 여건 및 규제 완화 등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며 "어촌어항법 및 항만법 등 타법에 의해 설치되고 있는 마리나항 및 계류시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공공 마리나 간 협약을 통해서 마리나선박 운항자의 마리나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 마리나 구축을 위한 '서비스 R&D'를 추진하고 마리나가 그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마리나선박의 계류, 수리 및 관리, 마리나 계류시설의 IoT 센터 및 선석 현황, 소음 및 온도 측정, AI기반 선박 인식 및 출입항로 감시 시스템 등의 시설관리를 위한 스마트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마리나 서비스와 마리나 비즈니스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마리나항만들이 관광 목적지로서 위치화되어 있고 슈퍼요트 서비스 등 고급화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리나는 해양관광의 핵심 공간이며 마리나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과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거점"이라며 "마리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마리나선박 및 마리나시설 사용자의 보안과 안전관리, 편의와 사용자 경험의 극대화를 통해 우리나라 마리나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항 마리나(출처: 부산항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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