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은 자영업자 대출 '역대 최대' 7.3조원…부실 우려↑
길어진 고금리에 자영업자 연체 쌓여…역대 최대
대출잔액도 1년째 1천조 '훌쩍'…"채무조정 필요"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전분기(1033조7000억원)보다 9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자영업자 대출은 4분기째 1000조원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역대 최대인 7조3000억원에 달했다.
연체율은 8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1.15%를 찍었다.
문제는 자영업자 연체율이 오르고 있음에도 저·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은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분기 123조원에서 2분기 125조2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중소득 자영업자도 같은 기간 187조2000억원에서 200조9000억원으로 13조7000억원 늘었다.
특히 자영업자 부실 우려는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권에서 심각한 모습이다.
2분기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각 0.41%, 2.91%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서 1분기 사이 0.04%포인트(p)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37%p 치솟았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6년 3분기(0.43%) 이후 6년9개월 만에, 비은행권은 2015년 4분기(3.0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출을 여러 곳에서 받은 '다중 채무자'(가계대출을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계가 3개 이상) 비중이 역대 최대인 점도 해소할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2분기 다중채무를 지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6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1.3%에 해당하며 역대 최대 비중에 해당한다.
이에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 이자는 각각 1조3000억원, 73만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는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에 따라 나아지질 않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취약 차주와 비은행권 등의 대출 비중이 커지는 등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 질이 저하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차주의 자발적 대출 상환과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한은이 차주 100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한 채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한 결과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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