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파적 동결 경계하는 당국…금리 경로 변수 작용할까
기재부·한은 등, 美 동결보다 '매파적' 메시지 주목…"모니터링 강화"
美 금리 0.25%p만 올라도 역대 최대 금리차…韓 통화정책 방향 주목
- 김유승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통화·재정당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미국 금리가 0.25%포인트(p)만 오르더라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인 2%p에 달하는 만큼 향후 외환시장과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1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통화·재정당국은 경계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미 연준이 1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5.25%(상단 기준)에서 동결하기로 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의하면 연준은 연말까지 1~2회에 걸쳐 0.5%p 추가 인상할 수도 있다.
이헌승 한은 부총재는 지난 15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결정에 대해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말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미국 금리 동결에 대해 "'매파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 발표 이후 비상거시경금융회의에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불안요소들을 철저히 점검하고 시장 안정, 물가 안정, 경기 대응 등에 관해서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에 시장 안정 조치 등 점검을 해야한다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금융권 등에선 대체로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매파적 전망이 한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p만 올려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사상 최대인 2%p로 벌어지게 돼 자금 유출 등 외환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한층 커진 셈이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점도표대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환율의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은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 문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의 고심도 깊어졌다.
다만 한은이 한미 금리 역전 폭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실질적인 달러 쏠림현상 등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기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는 게 시장은 물론 당국의 지배적 시각이다.
추 부총리는 "미국이 5.25%, 우리가 3.5%면 1.75%의 내외 금리 차가 있기 때문에 고금리를 쫓아서 국내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런 우려가 현재 우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외 금리 차도 일정 부분 고려 요소가 되긴 하지만 그 나라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여건) 즉, 앞으로 이 경제가 탄탄하게 앞으로 성장이 가능한지 그리고 또 투자한 데 대한 기업의 수익을 보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한은이 쏠림 현상없이 내외금리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가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IT 경기 회복은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플러스 요인이고, 경상수지 회복에 긍정적인 모멘텀이다. 향후 원화 강세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점도표 상 추가 인상 계획이 현실화될지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당장 미국 시장에서 연준의 매파적 발언을 믿지 않는 모양새다. 현지에선 연준이 의도적으로 긴축 메시지를 냈다는 반응도 나온다.
점도표의 추가 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는 연준이 7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뒤 내년 1월까지 동결할 확률을 52%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연준의 금리 동결 이후 "추가로 2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연준의 야심찬 계획이며, 지금까지 반응을 보면 시장은 이를 충분히 신뢰(buy)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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