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들, 尹 겨냥 "수작질 멈추라" 일제히 맹비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3일) 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전공의 등 의료인의 48시간 내 복귀, 위반 시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맹비판했다.

총 6개 항으로 구성된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고 4일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5명도 윤 대통령을 일제히 비판하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6시간여 만에 계엄은 해제됐으나 현 사태를 '의료 농단' 등으로 규정하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자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인 김택우 후보는 "모든 직업을 가진 국민 가운데 전공의를 특정하고 복귀를 종용했다. 전공의를 적대시함으로써 정권의 잘못을 호도하려는 얄팍한 수작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료 농단을 중단하고 진지하게 의료를 정상화하는 데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인 강희경 후보는 "2025년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처단한다? 처단당해야 할 것은 이런 말을 내뱉는 자"라고 꼬집었다.

강 후보는 "근거도, 국민적 합의도 없이 강행하는 의료개혁은 지금 당장 멈추고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황에서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협 회장이자 미래의료포럼 대표인 주수호 후보는 "울고 싶은데 차마 혼자 울지는 못해서 뺨 때려달라고 애걸복걸한 꼴"이라며 "오늘부로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고 비꼬았다.

주 후보는 "계엄령 선포는 다시는 기억해 내고 싶지 않은 전 국민적 트라우마를 다시 건드린 행동"이라며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자들의 사퇴 또는 탄핵 절차를 통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장인 이동욱 후보는 "윤석열 정권이 지난 2월 발령한 의료 농단 계엄령과 의대생, 전공의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유린, 사법 폭력은 끝을 모르고 폭주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는 오는 7일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한다"며 "모든 국민이 다 같이 모여 현 정권, 윤석열 대통령의 만행 중단을 외쳐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협의 기획이사 겸 대변인인 최안나 후보는 "젊은 의사들의 손을 잡아달라. 카르텔도, 기득권도 아니다. 특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싸움"이라며 "그 싸움에 동참해 달라.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의협 회장 보궐선거는 내년 1월 2일~4일까지 2년간 연회비를 완납한 회원이 투표할 수 있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7일부터 이틀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