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10년 새 환자 2배…'다발골수종' 치료는 어떻게

"재발 잘 되고 완치 어려운 까다로운 혈액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레블리미드 유지 요법 활용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은 대부분 고령일수록 발생률이 오른다. 특히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고형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은 적어도 혈액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 중 '다발골수종'은 대표적인 노인성 혈액암으로 불린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악성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에 속한다. 우리 몸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돼 나타나는 혈액암으로 주로 골수에서 증식한다.

일반적으로 빈혈, 뼈 통증, 신장 수치 상승, 고칼슘 혈증 증상이 나타나며 빈혈로 인한 피로감, 어지러움,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뼈 통증과 골절은 특히 척추뼈 압박 골절이 됐을 때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

다발골수종 역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고령화로 인해 환자 수도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질병코드 C90·다발골수종 및 악성 형질세포신생물) 수는 1만1219명이다.

이는 10년 전(2014년) 5566명과 비교했을 때 2배 증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38%, 70대 31.5%, 80세 이상 9.7% 순이다. 전체 환자의 79.2%, 즉 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8명은 노인이었다.

다발골수종은 관해(일시적으로 호전하거나 거의 소멸한 상태)와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 특성으로 인해 현재까지 다양한 치료 방법으로도 완치가 어렵다. 아울러 국제 골수종 연구그룹 보고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의 완치율은 약 14.3%로 완치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1993~1995년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3%에 머물렀지만 2017~2021년 약 50%로 증가했다. 생존율이 눈에 띄게 향상한 건 새로운 약물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다발골수종 치료는 골수종 세포를 제거하는 직접적인 방법인 항암화학요법과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보존 치료로 나뉜다. 항암화학요법은 환자 나이와 활동도, 동반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해 자가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치료제를 선택한다.

대부분의 이식은 70세 미만에서 이뤄지며 고령으로 이식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상태를 파악해 전략적으로 치료법을 정한다. 지난 2005년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 이후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는 다발골수종 및 다양한 혈액 질환에 처방돼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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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은 지난 2009년 국내 허가된 뒤 새롭게 진단된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에 병용요법,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환자에서 유도 요법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안정 병변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좋은 예후(치료 경과)를 이어가려면 유지 요법은 중요하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이식 가능 환자에게서 유일하게 레블리미드 유지 요법을 '가장 근거 수준이 높은 선호 요법'(preferred regimen, 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다발골수종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이내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레블리미드 유지 요법은 위약군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을 3배 이상 연장하고 재발 및 사망 위험을 62% 감소시켰다.

신호진 부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잘 되고 완치가 어려운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레블리미드 등장 이후 일어난 변화로,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면서 "레블리미드는 앞으로도 새로운 연구를 통해 활용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