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병원·약국 적발 6~8년 걸려…건보공단 특사경 권한 줘야"

병원 불법 운영 평균 77개월, 약국 불법 운영 평균 93개월
김남희 의원 "적발 쉽지 않음 의미해…국민건강 위협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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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불법 의료기관과 약국을 적발하는데 6~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이 쉽지 않다는 의미로, 강도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개설 의료기관 237개의 개원일부터 적발일까지 평균 운영기간은 77개월(6년 5개월)이다.

불법개설 약국 94개의 개원일부터 적발일까지 평균 운영기간은 93개월(7년 9개월)에 달했다. 올해 적발된 불법 개설의료기관 28개 가운데 35년을 넘게 운영한 병원도 있었고 7년 이상 운영한 불법 의료기관이 14개 집계됐다.

지난해와 올해 적발된 불법 개설 약국 19개 가운데 11.4년 운영된 약국이 1개, 7년 이상 운영된 약국이 12개 있었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은 의사 또는 약사가 개설해야 한다. 이들 또는 법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는 일은 명백히 불법이다.

김남희 의원은 "불법으로 개설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불법 운영 기간이 생각보다 긴데, 이는 적발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불법 운영 기간이 걸어질수록 국민 건강은 더 오래 위협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의료기관과 약국 적발 속도를 높이려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인력이 다수 필요한 만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조치를 조속히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5년간 불법개설 의료기관의 부당이득금은 8637억원, 불법개설 약국의 부당이득금은 4539억이었다. 환수액은 불법개설 의료기관 746억, 불법개설 약국은 329억으로 환수율은 각각 9.64%, 7.26%에 그쳤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