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이 빼돌린 건보 재정, 10년간 3조 육박
환수된 금액은 2083억4900만원에 불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진료비 허위·부당청구로 환수가 결정된 금액(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10년새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보면 불법개설 기관에 대한 환수결정액은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2조9861억4200만원이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1750억3800만원으로 작년 전체(1947억6300만원)에 근접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환수결정액 중 실제로 회수된 금액은 2083억4900만원으로 징수율은 6.98%에 그쳤다.
징수율은 코로나19 유행으로 환수결정액이 급감했던 2021년(41.88%)과 2022년(11.23%)을 제외하면 매년 1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9.5%, 올해는 5.84% 수준이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은 의사 또는 약사가 개설해야 한다. 이들 또는 법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는 일은 명백히 불법이다.
불법 개설기관으로서 사무장병원 또는 면대(면허대여) 약국이라는 용어로 알려졌다.
환수 실적이 저조한 데는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며 압류를 피하는 반면 경찰 수사는 평균 11개월에 이를 만큼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보건복지부에 의료분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3명 배치됐지만, 극히 수가 적어 행정조사 업무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임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취지의 '사법경찰직무법'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논의됐으나 통과되지는 못 했다.
입법조사처는 "특사경을 증원해 대응 역량을 높이거나 관할 부처와 수사기관의 공조를 강화해 환수실적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 임직원에 대한 사법경찰권 부여 논의에 있어서는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부여한다면 수사 전문성과 수사 역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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