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1심 뒤집고 백신 특허 2심 승소…"국가 경쟁력 기술 보호해야"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수출한 폐렴구균 13가 백신 원액과 관련해 화이자와 벌이고 있는 특허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21부는 지난 3일 화이자 자회사 와이어쓰 엘엘씨(LLC)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국내 첫 폐렴구균 13가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을 이미 개발한 화이자가 이와 관련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에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화이자가 승소했다. 법원의 화해 권고에 따라 프리베나13 특허 존속기간인 2027년 4월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판매할 수 없다.

국내 생산·판매길이 막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후 러시아 제약사에 폐렴구균 백신 연구 목적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와이어스 엘엘씨가 프리베나 특허권을 등록하지 않은 국가인 만큼 백신 원액에 해당하는 13개의 '개별단백접합체'를 수출했다. 개별단백접합체는 특정 단백질과 화학 접합체가 결합한 물질로 백신 등을 개발할 때 활용된다.

그러나 화이자는 이것이 화해 결정을 위반한 것이며, 원액을 조합하면 완제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격인 특허법원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주며 이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완제품이 아닌 연구시험 용도의 원액을 해외에 공급하는 것은 특허권 침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특허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향후 있을 불공정무역행위에 대한 재판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공정무역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무역위원회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시정 명령을 내렸으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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