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급성 심근경색 위험 10배 높아…백신 접종 선택 아닌 필수"

기저질환자 독감 감염 시 심장마비 발생 위험 등 증가
독감 백신, 심혈관질환 위험 최대 45%까지 감소시켜

사노피가 개발한 4가 독감 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사노피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통해 독감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저질환자는 독감에 감염될 경우 심장마비 발생 위험 등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백신 접종은 심혈관질환과 연관된 위험 요소를 15~45%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독감 감염은 폐렴 발생 위험을 최대 100배 증가시킬 수 있다. 또 독감 발생 일주일 이내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과 뇌졸중 위험을 각각 최대 10배, 8배 높일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연령과 관계없이 독감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기저질환이 급성으로 악화해 합병증, 입원, 사망 위험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독감과 심장질환 사이에 관련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에 따르면 독감 유행 시기에 독감으로 입원한 성인 중 심장질환은 흔한 기저질환 중 하나로 약 절반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폐렴 역학에서 독감이 하는 역할 연구'에 따르면 기존에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독감 감염 직후부터 7일 동안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6배 더 증가했다. 이는 독감 바이러스가 여러 기전에 의해 합병증을 발생시키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독감 바이러스는 심장 조직을 포함한 체내의 염증 반응을 유도해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위험성을 높이는 혈액 응고 이상을 유발한다.

건강한 성인 대비 질환 위험이 더 높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국가 독감 예방접종지원 대상 연령이 아니더라도 적기에 독감 예방, 심각한 합병증 위험 감소 효능이 확인된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독감 백신은 유행주와 백신주가 일치할 경우 당뇨병, 심장질환, 폐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입원과 사망 위험을 약 43~56%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감 예방접종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심혈관질환자의 독감 예방접종 관련 연구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15~45%까지 감소시킨다.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금연 32~43%, 지질강하제인 스타틴 19~30%, 항고혈압 요법 17~25%와 유사한 수준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

사노피는 4가 독감 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를 활용해 심근경색 후 초기 또는 고위험 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위약군 대비 주요 1차평가지표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스텐트 혈전증의 복합 위험이 28% 감소했다. 2차평가지표인 모든 원인에 인한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각각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은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 독감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적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 백신 접종은 임상시험을 통해 감염 시 증상을 경감시키고 입원 등 중증화를 줄여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