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학회 "신약 '레켐비',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에 투약 권고"
20년 만에 개발된 신약…학회, 치료 극대화 위한 권고안 마련
"중등도 이상 진행된 알츠하이머병엔 효과 확인 안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출시를 앞둔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나 경도 알츠하이머병에 쓰여야 한다는 치매 전문가들의 권고안이 나왔다.
다만 경도 알츠하이머병이 중등도 이상의 치매로 나빠졌을 때도 투약을 계속해야 할지에 대해 "효능과 안전성이 알려진 바 없어 이번 권고안에서는 제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4일 대한치매학회는 진료 현장에서 이 약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레카네맙의 적절한 사용을 위한 대한치매학회 권고안'을 최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여 년간 지속된 약물 개발의 실패로 알츠하이머병은 증상만 다스리는 대증적 치료에 기댈 수밖에 없는 불치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항 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인 '레켐비'의 등장으로 치료 환경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레켐비는 국내에서 지난 5월 전 세계 4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 속의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지 않게 하는 효과를 낸다. 이로써 인지 기능 소실 등 질병 진행을 늦춘다.
레켐비는 3상 임상 연구 결과 1년 6개월 시점에 치료제 투여군에서 위약군 대비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밖에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 경도인지장애 일상생활 수행능력 척도 등 주요 2차 평가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한 결과를 얻었다.
레켐비는 체중 1㎏당 10㎎으로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1시간 동안 정맥 주사로 투여된다.
레켐비 3상 임상에서는 투약군의 26.4%에서 발열, 오한, 두통, 발진, 메스꺼움, 구토, 복부 불편감, 혈압 상승 등 약물 주입에 따른 이상 반응이 관찰됐다.
또 임상 투약군의 12.6%에서 뇌부종이 관찰됐다. 다만 학회는 "아시아 지역 투약군 6.5%에서만 관찰됐다.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레켐비로 치료를 시작하기 1년 전에는 뇌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영상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이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치료 기간에도 약물 주입에 따른 이상반응 등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5주·7주·14주 차 투여 전에 MRI 촬영을 받아야 한다.
특히 신약인 만큼 환자들에게 오남용 없이 쓰일 수 있도록 학회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와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에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에서 포함되지 않은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며 "이번 권고안에서는 제시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학회는 또 "레켐비 투여 중인 경도 환자가 중증도 이상의 치매로 악화할 경우 투약을 지속할지는 질병 진행 속도 감소 관찰, 안전성 관찰 등을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회는 "현재 사용하는 경구 투여 알츠하이머병 증상 개선제와 달리 정맥 주사제라, 병원은 사용을 위해 별도의 시설을 둬야 하고, 부작용 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학회는 앞으로 국내 진료 현장에서 축적될 레켐비 사용 경험을 반영해 개정 권고안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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