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독립경영 두고 그룹 계열사 대표끼리도 옥신각신"
그룹 계열사 대표 5인 "일부 주주·외부세력 경영 간섭 거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사모펀드 등 매각시도부터 중단하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두고 한미약품그룹 계열사 대표간 신경전을 벌이는 등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4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 따르면, 한미약품을 제외한 한미약품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 5명은 그룹 사내망에 "한국 제약산업과 한미의 미래를 위해 외부세력의 개입은 중단돼야 한다"며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입장을 올렸다.
입장문에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부문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 달라"며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 및 외부 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내에서는 지주사 경영권이 있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3인 연합' 간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선언하며 인사팀, 법무팀 등을 별도로 만든 바 있다.
계열사 대표들의 이번 입장을 접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즉각 "깊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재현 대표는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돼 있는 걸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에 제안한다"며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또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회사 매각 시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근무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계약직 인물 몇 명이 왜 그룹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것인지, 떠나면 그만인 인물들에게 왜 그룹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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