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생명과학 경영진 vs 최대주주 '경영권 내홍'…내일 주총 주목

4일 임시 주주총회…신규 이사 선임 안건 상정
최대주주 "이사회 교체"…경영진 "최대주주, 경영권 매각시도"

SCM생명과학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인 SCM생명과학(298060)이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 간 경영권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회사의 경영 위기를 초래한 무능한 현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며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반면 현 경영진은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을 매각하려다 무산되자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CM생명과학은 4일 오전 9시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로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사회, 전문가로 교체" vs "최대주주, 경영권 매각시도"

인천지방법원이 송기령 SCM생명과학 기타비상무이사 측의 주총 소집허가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열리게 된 이번 주총에는 송기령, 김성우를 사내이사로 안진호, 김기병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신주 발행한도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상정됐다.

신규 이사 후보 송기령 이사는 SCM생명과학 창업자인 고(故) 송순옥 전 대표의 아내이자 SCM생명과학 지분 1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그는 2022년 3월 송 전 대표 별세 후 지분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송 이사는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 이사를 새롭게 선임한 뒤 경영권을 확보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송 이사 측은 주총 전 주주들에게 "SCM생명과학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경영활동이 지속된다면 올해 결산 이후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 차감전 계속사업손실 문제로 관리종목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경영진을 향해 "임시주총에는 본인들의 해임 안건이 없음에도 본인들만이 유일하게 회사를 위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는 오만과 편견을 가지고 주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형남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직무대행 등 현 경영진은 이번 경영권 갈등 사태가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에서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경영진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주가와 회사의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번 사건은 최대주주가 단독적으로 주식 매각을 시도한 후 경영권 매각이 동반돼야지만 매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올 1월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 본 사건의 시작점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이사 측이 M&A 대상자로 거론한 회사에 대해 5월 정기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자 이사진 교체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 경영진의 설명이다.

오 직무대행은 "현 경영진(오형남 대표이사 직무대행, 이종철 이사)은 경영권을 위협하거나 분쟁을 시도할 지분도 없으며, 이사회를 조정하기 위해 이사들을 규합하는 행위조차 시도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M&A를 추진하는 권유자(최대주주)와 M&A 시도에 사임하는 이사들께 끝까지 화합하자고 전체 이사회 메일로 호소했고 회사와 이사회 법률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끝까지 법률적 조치를 다 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오 직무대행은 2021년 초 회사를 떠났으나 그해 11월 송 전 대표가 경영에 복귀한 뒤 중용한 인물이다. 그는 경영지원과 화장품 사업부 수장을 맡아 회사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위기" vs "美 바이오 클러스터 파트너 승인 등 성과"

송 이사 측은 이사회 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사의 유동성 문제도 지적했다.

송 이사 측은 "관리종목 리스크와 함께 임상시험을 지속하기 위한 부의 현금흐름이 문제다"며 "관리종목 리스크 해결책으로 임상 파이프라인 L/O를 통한 영업현금 유입과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이 올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 업무 역량을 지닌 이사분들로 이사회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 경영진은 회사 경영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SCM생명과학은 당초 예상보다 임상시험이 지연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다만 최근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작업들이 속속 진행되면서 매출 확대를 위한 소식도 전해졌다.

SCM생명과학은 최근 미국 재생의학 바이오 클러스터 파트너로 승인받았다. 이는 SCM생명과학의 원천기술로 제조한 고효능·고순도 중간엽줄기세포를 미국 재생의학 바이오 클러스터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연구,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SCM생명과학 측은 "치료제 임상 및 기술이전 추진을 과감히 벗어나, 당사의 핵심경쟁력이 제조 기술이며 이것이 글로벌 원천기술이라는 것을 주목해 이에 맞는 사업모델 구축을 지난해 3분기부터 준비했다"며 "미국이 재생의학 분야에 국가 차원으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해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SCM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연구, 제조, 판매할 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확보하게 됐다"며 "바이오 클러스터 차원의 사업모델이 미국에서 성공함에 따라 현재 제안된 중국, 일본, 베트남 바이오 클러스터 사업모델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며, 10월 중순에는 중국에서 바이오 클러스터 사업모델에 대해서 당사를 방문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SCM생명과학은 매출 확대의 일환으로 자사의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이로로를 출시하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북미, 중동 지역 등에도 진출했다.

25% 벽 넘을까…개미투자자 선택 주목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이사 선임 안건 결의 요건을 채울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사선임 안건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총발행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으면 통과한다. 최대주주인 송 이사의 지분율은 17%로, 나머지 8% 이상 지분을 확보한다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양측은 주총 전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입장에서 당장 8%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소액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회사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