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 강등' 한미약품 대표 "지주사, 자회사 인사 법적 권리 없어"
박재현 "전문경영인 체제는 선대 회장 뜻…반대 앞뒤 맞지 않아"
- 이훈철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전날(29일) 지주사 대표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자신을 전무로 강등 조치한 데 대해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지주사라도 자회사 임직원에 대해 인사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30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에 대한 한미사이언스의 인사 조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번 박 대표 인사에 대한 한미약품의 자문 요청에 '지주회사라도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자회사 소속 임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는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9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약품 내 인사팀을 신설하고 자체 임원 인사를 실시하는 등 독자 경영을 선언한 박 대표를 전무로 강등하고 업무를 제한하는 징계성 인사를 단행하고 이를 내부에 공지했다.
한미약품은 인사조직 신설이 독자 경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한미약품의 조직 신설을 항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지주사와 계열사 간 갈등으로 확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인사를 임종훈 대표가 통보로 받아들인 것에 유감스럽다"면서도 "지주사 대표를 존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표는 한미약품이 독립 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자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지주사에서 인사를 실시하면서 대표도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임종훈 대표에게) 인사 등 꼭 필요한 부분은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공고도 내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제가 발령내지 않았는데도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고 업무가 이전된 사람이 있었다"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임성기 선대 회장도 오랜 기간 말씀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한미약품부터라도 해야 한다고 확신했다"며 "(임종훈 대표가) 전문경영인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전문경영인이 하는 인사를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이른바 '3자 대주주 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한 뒤 독자 경영을 선언한 데 대해 "대주주 연합의 뜻과도 부합한 일"이라면서도 "세 분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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