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신약 '위고비·마운자로' 국내 상륙 언제쯤

수면 무호흡증·심혈관계 질환 등 적응증 확대
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 국내 허가…연내 출시 목표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왼쪽)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노보 노디스크·일라이릴리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각각 개발한 당뇨·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다양한 질환에서 효능을 나타내고 있다. 두 기업은 기존 당뇨, 비만 외에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당뇨와 비만 등의 적응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허가를 받은 두 약의 국내 출시에 관심이 모아진다.

◇젭바운드, 수면 무호흡증 개선…위고비,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

11일 업계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일라이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당뇨 치료제명 마운자로)와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나타이드·당뇨 치료제명 오젬픽)가 각각 수면 무호흡증과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등 임상 참가자 4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임상명 SURMOUNT-OSA)을 통해 젭바운드가 수면 무호흡증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면 무호흡증은 코를 심하게 골면서 이따금 호흡이 끊기는 수면 장애의 일종이다. 호흡이 멈추면서 잠에서 자주 깨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기준 11만 3224명이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글로벌 3상 결과 기존 치료인 의료용 마스크 등을 통해 공기를 기도로 불어 넣는 양압요법(PAP)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게 젭바운드를 투약한 결과 참가자의 무호흡·저호흡 지수는 55% 줄었다. PAP 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무호흡·저호흡 지수는 62.8% 감소했다.

젭바운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젭바운드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수용체인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폴리펩타이드(GIP)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평균 105㎏의 비만 환자들에게 72주간 주 1회 15㎎의 젭바운드를 투여한 결과, 평균 19㎏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글로벌 3상(임상명 SELECT)을 통해 위고비 투약으로 심장질환, 혈관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MACE)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셀렉트 임상은 지난 2018년 시작됐다. 약 비교를 통해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위고비 2.4㎎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연구다. 41개국의 의료기관 800곳 이상에서 수행됐다. 대상 환자는 당뇨병이 없고 심혈관질환이 있으면서 과체중 또는 비만인(체질량지수 27 이상) 45세 이상의 성인이다. 모집된 환자 수는 1만7604명이다.

위고비는 인체 GLP-1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GLP-1 호르몬은 음식 섭취 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또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에서 음식물 통과를 지연시켜 포만감 유지에 도움을 준다. 임상 3상에서 68주에 걸쳐 위고비를 투여한 결과 투여군은 평균 14.9% 체중감량을 보였다. 위약군은 2.4%를 나타냈다.

◇위고비, 당뇨·비만 허가 국내 출시 속도…마운자로, 국내 당뇨 적응증 승인

국내 시장 문을 두드린 건 노보 노디스크가 먼저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22년 4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오젬픽(비만 치료제명 '위고비')를 승인받았다. 비만 적응증은 지난해 4월 획득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6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마운자로를 허가받았다. 비만 적응증에 대한 승인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효능에 기반을 두고 많은 관심을 받는 의약품이지만 국내 출시는 요원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요가 높다 보니 품귀 현상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두 기업은 생산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등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있다.

공급 순항 시 위고비가 국내에 먼저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샤 세미엔추크 노보 노디스크제약 대표는 지난 4월 개최된 '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에서 "위고비 출시와 관련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우선순위 국가에 해당한다"면서 "환자의 안전과 치료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국가별 출시를 신중하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허가 후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위고비 국내 출시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운자로 국내 상륙은 위고비 대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 유통과 관련해 국내 주요 제약사 몇 곳이 코프로모션 등 협력을 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지만 아직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제약사 중 한 곳이 마운자로 유통을 담당한다는 소식이 시중에 나오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기존에 출시된 국가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앞서 출시한 국가에서 공급 부족 상황이 해결된 후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jin@news1.kr